[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7일(현지시간) 이슬람 극단주의자인 듯한 괴한들의 테러로 기자 10명을 잃은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Charlie Hebdo)'는 2011년에도 무슬림으로 추정되는 괴한의 방화 공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샤를리 엡도의 조판실에 화염병이 날아들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 없이 사무실만 불 탔다. 샤를리 엡도는 중동에서 거세게 일던 민주화 시위인 '아랍의 봄'에 대해 비꼬아 무슬림으로부터 반발을 샀다.
아랍의 봄 특별판에서 제호 위에 '샤리아(이슬람 율법) 엡도'라는 글자를 얹어 이슬람 원리주의가 아랍을 지배할 것이라고 비아냥거린 것이다.
2012년 9월에는 벌거벗은 무함마드 풍자 만화로 무슬림의 반발을 샀다. 당시 프랑스 외무부는 테러를 우려해 이슬람 20개국 대사관을 폐쇄하기도 했다.
이처럼 샤를리 엡도는 지속적으로 이슬람을 자극하며 주목 받았다. 샤를리 엡도는 이슬람 풍자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무슬림 입장에서 이는 금기를 깨뜨리는 행위다.
이슬람은 무함마드의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가 신성모독으로 간주한다. '관용(톨레랑스)의 나라' 프랑스에서 주간지가 타종교의 금기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샤를리 엡도가 무함마드 만평을 본격적으로 게재하기 시작한 것은 2006년이다. 당시 샤를리 엡도는 무함마드 만평 게재를 미리 예고했고 프랑스의 이슬람 단체들이 만평을 싣지 못 하도록 샤를리 엡도를 제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슬람 단체의 소송을 기각했다. 샤를리 엡도는 법원에서 기각 결정이 나온 지 하루만에 풍자 만평을 게재했다.
샤를리 엡도는 1970년 샤를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의 죽음을 조롱하는 1면 기사로 폐간된 풍자 월간지 '하라 키리(Hara Kiri)'의 후신이다. 재원 부족으로 1981년부터 10년 동안 휴간했다 1992년 발행을 재개했다. 광고주의 압력을 배제하기 위해 광고는 싣지 않는다.
엡도는 주간지란 뜻이며 샤를리는 만화 캐릭터 찰리 브라운(Charlie Brown)의 이름을 프랑스어로 발음한 것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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