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후 첫 감소세…국내 수입차 시장 성장세·환율이 영향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200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던 완성차 무역수지가 올해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국내에서 제작해 해외로 수출한 이상으로 외산 자동차 수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9일 한국무역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완성차 수출액은 441억2800만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외산차 수입은 81억2100만달러로 올 들어 지난달까지 무역수지는 360억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 연말까지 무역수지는 400억달러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무역수지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해 423억100만달러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내 완성차 무역수지는 외환위기 이후인 1998년 이후 해마다 증가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졌던 2008~2009년 줄었다.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2011년 이후에는 3년 연속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러시아ㆍ호주 등 일부 국가로의 수출물량이 줄긴했지만 미국ㆍ사우디 등 기존 1ㆍ2위 수출국의 성장세에 힘입어 해외 수출액은 1~11월 441억2800만달러로 연말이면 5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수출이 늘어난 가운데 외산차 수입은 그 이상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산차 수입액은 81억2100만달러로 연말이면 9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이나 수입 모두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나 수출증가율(0.5%)에 비해 수입증가율(41.6%)이 월등히 높아 무역수지는 지난해에 비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완성차 수입이 급격히 늘어난 건 국내 수입차 시장이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환율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까지 우리나라의 3위 수입국이던 일본은 올 들어 미국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엔저로 일본 생산제품이 가격경쟁력을 갖게 되면서 국내에서 영업중인 일본 완성차업체가 자국에서 만든 완성차를 수입하는 물량이 늘어난 것이다. 국내에 생산기지를 둔 르노삼성이 모기업의 해외공장에서 생산한 차를 수입한 영향도 있다.
국내 완성차시장에서 중대형 승용차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같이 대당 단가가 비싼 수입차가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수입된 완성차의 대당 평균가격은 3만3217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5% 정도 증가했다. 완성차 평균수입가격은 2011년 이후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올해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