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3 등 출시 15개월 지난 모델 인기 높아
"가격만 낮아지면 안 팔릴 이유 없어"
스마트폰 사양 평준화로 '최신'만 원하는 소비자 인식도 변화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갤럭시노트3는 딱 한 대 남았어요." "(기기가)들어오는 대로 다 나가요."
크리스마스에 이어 연말 특수를 노린 이동통신사들의 전략이 통했다. 휴대폰 단말기 지원금이 잇따라 상향 조정되면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직후 끊겼던 소비자들의 발걸음도 되살아나고 있다. 출시된 지 15개월이 지나 단통법 고시에 따라 보조금 상한 범위에서 예외로 적용된 기기들의 인기가 특히 높았다.
28일 오후 강남역 지하상가. 주말을 맞아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서로 어깨가 부딪힐까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는 인파 사이로 열심히 대화를 주고받는 휴대폰 판매점 직원과 고객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단통법 시행 직후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을 때와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A판매점에 들어서자 한 소비자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3를 놓고 판매점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이 직원은 "갤럭시노트3가 지금 특가"라며 "블랙 색상으로 딱 한 대 남았다"고 소비자를 재촉하고 있었다. 갤럭시노트3의 경우 기기가 들어오는대로 팔리고 있어 재고 자체가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갤럭시노트3(출고가 88만원)는 출시 15개월이 되는 날이었던 지난 24일 LG유플러스 기준 최대 65만까지 지원받을 수 있도록 대폭 상향됐다. 유통점에서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는 9만7500원(공시지원금의 15%)를 감안하면 약 74만원을 지원받아 10만원대에 기기를 구매할 수 있다. 판매점 관계자는 "단말기가 안 팔렸던 이유는 가격이 비쌌기 때문"이라며 "가격만 낮아진다면 삼성 단말기가 안 팔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신사역 인근 B판매점 관계자도 "(갤럭시노트3가) 예전 대란 때 보다 훨씬 더 많이 나간다"면서 "대란이라고 해봐야 기계값이 40만원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10만원대에 살 수 있으니 기계가 부족할만 하다"고 전했다. 갤럭시노트3와 갤럭시노트4를 두고 고민을 하던 소비자 장모(31)씨는 "부품이나 디자인이 조금씩은 바뀌었겠지만 사실 성능적으로 다른 점은 체감하지 못하겠다"면서 갤럭시노트3를 선택했다.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사양이 평준화되면서 무조건 최신 스마트폰을 사야한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지원금을 올리면서 시장도 조금씩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출고가 인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아쉽기는 한데 내년 초까지는 공시지원금의 변동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통 3사는 연말연시 고객을 잡기 위한 판촉 대전에 들어갔다. 특히 출시 15개월이 지나 보조금 상한 제한을 받지 않는 모델들은 사실상 '공짜'로 구매할 수 있다. KT는 갤럭시노트2, 갤럭시 메가, 갤럭시S4 LTE-A, Vu3, G2, 베가 아이언 등 6개 모델의 공시지원금을 출고가 수준까지 높였다.
SK텔레콤도 내년 1월1일부터 갤럭시노트3(출고가 88만원)에 대해 최대 72만5000원의 공시지원금(전국민무한 100 요금제 기준)을 제공한다. 유통점 지원금을 포함할 경우 갤럭시노트3의 할부원금은 4만6250원으로 떨어진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24일 선제적으로 갤럭시노트3·G3 비트·갤럭시노트3 네오·팬택 베가노트6의 지원금을 올린 데 이어 주력 단말기를 중심으로 2차 지원금 상향을 검토하고 있어 연말연시 이통 3사의 프로모션 대전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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