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銀, '통합'으로 '시너지 창출'
NH농협銀, NH투자증권과 '협업' 가시화
KB국민銀, 윤종규號 첫 영업점 통폐합 단행
우리銀, '민영화' 성공으로 경쟁력 회복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인수합병(M&A)으로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군 은행권에서 내년도 화두로 '시너지' 가 떠오르고 있다. 은행 합병을 추진 중인 하나ㆍ외환은행과 그룹내 대형 증권사 출범을 앞두고 있는 NH농협은행은 협업과 연계영업으로 차별화된 시너지를 내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시너지 외에 최근 새 수장을 맞이한 우리ㆍKB국민은행은 민영화와 내부 수습 등 남겨진 숙제를 우선 해결해야 할 상황이다. 이와 함께 저수익과 부실 여신심사, 정보유출 등은 여전히 은행권의 공통된 숙제로 남았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과의 조기통합을 앞두고 있는 하나은행은 내년도 경영계획 목표에 시너지를 핵심과제로 설정했다. 통합으로 생길 점포 취약지역에 대해 영업망을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하나은행은 생애주기별 금융서비스처럼 고객 세분화를 통한 맞춤 전략을 수립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외환은행 역시 '시너지 창출'을 내년도 중점추진 사항으로 꼽았다. 두 은행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확대된 은행채널을 영업에 최대한 활용하고 사업부문과 계열사간의 연계영업도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통합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직원들의 전반적인 업무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심사, 외국환, 글로벌 영업 등 전문 역량도 향상시킬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오는 31일 출범할 NH투자증권과의 '협업'을 경영전략에 포함시켰다. 이와 함께 경제사업장과 범 농협 협력기업등에 대한 마케팅을 활성화해 차별화된 시너지 영역을 발굴할 예정이다. 농협금융그룹은 복합점포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내년도 은행과 증권사의 복합점포 설치에 대해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새 수장을 맞이한 KB국민·우리은행은 급한 현안들을 해결하는 동시에 영업력 제고에 돌입할 계획을 내놨다.
KB국민은행은 내년 1월초부터 총 18곳의 영업점을 통폐합하면서 영업 효율화에 나설 예정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하는 영업점 통폐합은 지난 4월 전산시스템 교체로 불거진 내분을 수습하고 '리딩뱅크'의 명성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LIG손해보험을 인수할 경우 방카슈랑스 영업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네 차례나 민영화에 실패한 만큼 민영화 성공은 이광구 내정자의 리더십을 판가름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9일 이사회 이후 단행한 첫 인사에서도 민영화 달성을 위해 영업력이 뛰어난 임직원을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기술금융' 열풍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특히 기술금융 실적에서 1, 2위를 다투는 기업은행과 신한은행이 기술금융 확대를 중점 과제로 내놓은 만큼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 질 전망이다.
한편 올 초 카드사 정보유출부터 대출사기까지,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만큼 내년도 경영계획에서 '리스크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하나은행은 현장 중심의 심사와 심사 역량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경영전략에 포함시켰다. 농협은행 역시 리스크 관리를 5대 전략 과제 중 하나로 두고 여신사후관리 기능 강화로 부실화 예방, 내부통제 강화를 구체적인 과제로 삼았다.
또 저수익을 극복하기 위한 '해외 진출 확대'도 은행들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특히 기업은행, 농협은행 등 상대적으로 해외 네트워크가 부족한 은행들은 '해외시장 개척'을 내년도 중점 추진 사항으로 삼을 예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환경이 유례없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내년도 목표 수립이 쉽지가 않다"며 "경쟁력 제고와 영업력 강화 등 기본적인 목표는 물론 각 사마다 마주한 현안들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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