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진입ㆍ퇴출이 자유로운 기업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8일 '기업 진입ㆍ퇴출의 생산성 효과와 진입규제 개혁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새로운 산업에 진입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조업 부문의 기업 진입률은 2001년 22.7%에서 2011년 15.3%로 약 8%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내 진입률 평균은 15.9%로, 최근 조사년도인 2011년을 기준으로 볼 때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마찬가지로 퇴출률도 2001년 10.9%에서 2011년 9.1%로 소폭 감소해, 평균 퇴출률 13.1%에 미치지 못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진입률도 차이를 보였다. 대기업의 2001년에서 2011년까지 평균 진입률은 10.2%로 나타난 반면, 중소기업의 평균 진입률은 15.9%로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진입에서 퇴출을 뺀 순기업진입이 생산성 향상에 미치는 효과는 2002년에서 2011년 평균 13% 가량으로 나타났다. 1990년에서 1998년의 순기업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효과가 평균 45%~65%로 조사된 데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 수치다.
이병기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순기업진입률이 생산성 향상에 미치는 효과가 점차 미미해지고 있다"며, "진입률과 퇴출률이 떨어지고 존속기업이 증가하는 등 기업의 역동성이 눈에띄게 낮아졌음을 반증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너 이 선임연구원은 "산업전반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려면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용이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진입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진입률이 높아지면 퇴출률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신규 산업에 진출할 경우, 생산성이 낮은 기업을 퇴출시키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진입률이 높은 산업인 의복ㆍ의복액세서리 및 모피제품 제조업, 가죽ㆍ가방 및 신발 제조업은 퇴출률도 높게 나타났다. 또 높은 진입률과 퇴출률을 보인 업종은 해당 산업의 생산성 증가율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진입률과 퇴출률이 높은 전자부품?컴퓨터, 의료ㆍ정밀, 의복ㆍ모피제품, 자동차ㆍ트레일러, 운송장비 분야는 생산성 증가율도 높게 나타났다.
이병기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일본의 사례를 보면 △생산성이 높은 기업의 시장진입 축소, △부실기업 적시 퇴출 지연, △생산성이 높은 기업으로의 자원재배치 제약 등이 경기 불황을 초래했다"면서, "우리도 일본과 유사한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진입과 퇴출이 자유로운 경쟁 친화적 기업생태계 복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중소기업이 생산성이 낮은 부문에서 높은 부문으로 사업 재구축을 돕는 일종의 산업활력법과 같은 법 제정과 △기업의 국내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고용보호규제 완화 △대규모 개발사업 제한ㆍ공장설립제한 규제 등 수도권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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