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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츠린 큰손..다시 짠투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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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風때 공격투자하다 최근엔 안전자산 비중만 높이는 추세

움츠린 큰손..다시 짠투자로 (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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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최경환 경제팀 출범 이후 과감한 투자를 시도했던 강남 고액자산가(슈퍼리치)들이 급속도로 나빠진 시장 상황에 다시 '몸 사리기' 모드로 돌아가고 있다. 삼성에스디에스, 제일모직 등 스타 공모주 청약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이 움직일 때 초단기성 자금만 들썩이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17일 KDB대우증권ㆍKB투자증권ㆍ미래에셋증권의 서울 강남지역 프라이빗뱅커(PB)들에 따르면 슈퍼리치들은 현금과 정기예금 등 안전자산 보유 비중을 늘리고 주식투자 비중은 줄이고 있다.

서재연 KDB대우증권 PB클래스 갤러리아 이사는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시장이 출렁이니까 저위험ㆍ저수익 전략으로 투자하는 슈퍼리치들이 많아졌다"며 "현금 비중을 확대하는 가운데 단기 상품에 가끔씩 관심을 갖는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 이사는 "최근 두 달 새 투자심리가 확연히 얼어붙었다"며 "예전에는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면 투자 기회를 모색했는데 요즘엔 '또 빠지나 보다', '어디까지 떨어질까' 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유승연 KB투자증권 강남스타PB센터 지점장도 "슈퍼리치들이 최근 자산을 가능한 한 현금화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 기대감이 사라지고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커져 연초와 같이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후 슈퍼리치들은 정부의 배당 확대 방침, 장밋빛 증시 전망 등에 고무돼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나타냈다. 주식투자를 활발히 하면서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금융상품에도 일부 자금을 넣었다. 코스피지수 상승세가 꺾인 9월에도 투자열기는 식지 않았다. 그러나 증시가 악화 일로를 걷자 슈퍼리치들의 투자 패턴이 급변하고 있다. 김선아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 시니어 웰스매니저는 "국내투자에서 서서히 손을 떼고 해외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슈퍼리치들은 다만 확실한 먹을거리에는 투자를 망설이지 않았다. 서재연 이사는 "제일모직 공모주의 경우 다른 주식과 다르게 일정 수익을 보장한다는 인식이 있어 슈퍼리치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며 "반면 비슷한 시기에 나온 다른 공모주들에는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에 실패한 슈퍼리치들은 증권사들이 내놓은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사채(ELB) 등 특판 상품에도 단기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아 매니저는 "후강퉁 시행 후 중국 증시에 직접투자하거나 펀드에 일부 자금을 넣는 슈퍼리치들도 꽤 된다"며 "다만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후강퉁 관련 추천종목에 대해 반신반의하며 조심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PB들은 슈퍼리치들의 보수적인 투자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유승연 지점장은 "시장에서 특별한 반등 모멘텀이 생기지 않는다면 슈퍼리치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서재연 이사는 "고객들에게 내년에도 리스크 관리를 하면서 중위험ㆍ중수익을 목표로 투자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있다"며 "워낙 시장이 안 좋다 보니 일단은 '지키는 투자'가 현 상황에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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