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김영수 박사 강조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일상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건강보조식품, 타우린이 알츠하이머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연구결과 밝혀지면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인성 치매 질환인 알츠하이머는 예방과 함께 조기 진단이 필요하다. 아직 치료제는 없다. 예방과 함께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타우린이 알츠하이머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의 김영수 박사는 "타우린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억제하고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신경교세포를 활성화해 기억력 감퇴는 물론 인지능력 저하 등의 경증 치매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우린은 항산화활성, 피로회복과 혈압안정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물질로 어패류나 자양강장제와 같은 식음료로 손쉽게 먹을 수 있다.
김 박사는 이와 함께 치매의 조기 진단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박사는 "노인성 치매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의 조기진단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사회가 고령화 되면서 더 많은 수의 환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중앙치매센터의 통계를 보면 2013년 현재 국내 치매 환자 수는 약 58만명이다. 2043년에는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알츠하이머병이 40~50대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로 노동력 상실은 물론 치료, 진단에 막대한 경비와 인력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치매 질병관련 경비로 매년 약 880억달러(약 97조원)를 지출하고 있다. 이 중 연방정부가 약 100억달러, 주정부가 약 100억달러를 부담한다. 나머지는 환자와 가족들이 지출하고 있다. 개인과 사회에 막대한 손실을 주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관심과 조기진단 연구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더욱 절실한 배경이다.
고령화 시대 대표적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60~80%를 차지할 정도로 치매 중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이다. 치료 방법이 없어 약 10년에 걸쳐 진행되는 투병기간 동안 증상이 악화돼 결국 사망에 이른다. 그 사이 주변 가족들의 고통 또한 만만치 않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은 오랜 치료기간 동안 약물 투약이 필요하기 때문에 쉽게 먹을 수 있고 부작용이 적으며 체내에 들어갔을 때 안정성이 뛰어나야 한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단백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와 다양한 신경전달물질 간의 상호 반응을 조사했다. 뇌에 고농도로 존재하는 타우린이 베타아밀로이드를 직접적으로 조절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를 근거로 매일 30㎎의 타우린을 녹인 후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생쥐에게 6주를 먹였다. 이후 3개월 동안 뇌기능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미로 찾기 등의 시험에서 타우린을 먹은 알츠하이머 마우스의 인지 기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음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인 대뇌의 피질 염증이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뇌의 해마부위에서 나오는 베타아밀로이드 양도 줄어들어 기억력과 연관이 높은 신경교세포가 활성화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 박사는 "타우린이 가진 추가 장점은 타우린이 뇌의 혈관장벽으로 투과되기 쉬워 입을 통해 먹어도 뇌에서 흡수가 잘 되는 물질이라는 점"이라며 "별도의 복잡한 투약 절차 없이 식수 등 음식으로 타우린을 섭취해도 효과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김 박사 연구팀은 타우린의 화학 구조를 변형하고 약효가 증진된 신물질을 합성해 알츠하이머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할 예정이다.
김 박사는 "이번에 발견한 타우린의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능을 신약 개발에 적용하면 인체 친화적이고 부작용이 없으며 효능이 우수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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