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통신비 높은 이유는 단말기 가격 및 높은 음성·데이터 사용량"
"짧은 단말 교체주기와 우리나라의 높은 가구원 수 등이 가계통신비 증가 원인"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한국의 가계통신비가 높은 이유는 통신요금이 아닌 단말기 가격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히려 해외 평균 대비 높은 음성·데이터 사용량을 고려하면 국내 가계통신비는 저렴한 편이라는 설명이다.
12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OECD 가계통신비 산정의 문제점 해결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전규환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조사연구실장은 "가계통신비 수준이 높다는 것이 곧 우리나라 통신요금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단말비용 및 이용량 등 기타 요인이 더 큰 상관관계를 갖는다"고 주장했다.
전 실장에 따르면 한국의 가계통신비 지출액(유선·무선·인터넷)은 2011년 PPP환율 기준 148.39달러로 일본(160.52달러), 미국(153.13달러)에 이어 3위다. PPP환율이란 한 나라의 화폐는 어느 나라에서나 동일한 구매력을 지닌다는 가정 아래, 각국 통화의 구매력을 비교해 결정하는 환율이다. 이 중 이동통신 부문은 우리나라가 115.5달러로 가장 높으며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통신비 비중도 4.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크다.
그러나 전 실장은 가계통신비가 높다고 해서 통신요금도 높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전 실장은 "국제요금 비교 결과 국내 이동통신요금은 OECD 국가 중 시장환율 기준 53.7~99.1%(5~22위), PPP환율 기준 70.6%~133.5%(9~28위)로 저렴하다"며 "가계통신비 수준이 높다고 통신요금 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전 실장은 이어 "실제 가계통신비를 구성하는 항목에는 요금 수준뿐 아니라 서비스 이용량, 단말 구매금액, 가구당 가입자 수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실장은 가계통신비가 높은 주된 원인으로 단말구매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점과 해외 평균 대비 높은 음성·데이터 사용량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전 실장은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단말기 가격도 점점 고가화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통신요금 중 단말기 대금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07년 평균 단말기 가격은 38만원이었는데 2012년엔 96만원으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또 국내 단말기 판매가격은 OECD 국가 중 스마트폰 1위, 피처폰은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비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 실장은 이어 "우리나라 1인당 데이터 통화량은 글로벌 평균의 458%로 매우 높다"면서 "음성통화량 또한 OECD 27개국 평균의 131%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전 실장은 이 밖에도 국내 이용자의 짧은 단말 교체주기, 우리나라의 높은 가구원 수 등이 가계통신비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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