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의 비핵화 입증 없이는 6자회담 협상 재개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의 특사 최룡해 노동당비서와 회담 후 '북한이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지난달 발언에 대한 반응으로 무조건 회담을 재개해야 한다는 북한의 기존 주장에 분명히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중·일을 순방 중인 성 김 대표는 9일 도쿄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지난달 발언과 관련해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지난 수년 동안의 전례를 볼 때 6자회담을 서두르기에 앞서 북한으로부터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를 보고자 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성 김 대표는 "관련 보도를 봤지만 북한이 실제로 진지한 비핵화 조치와 노력을 기울일 준비가 돼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 김 대표는 북한이 취해야 할 비핵화 조치를 구체적으로 열거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관련국들의 요구가 뭔지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이 협력하지 않는 한 비핵화를 향한 실질적 노력이 이뤄지기 힘든 만큼 북한으로부터 그런 협력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 김 대표는 북한 핵 문제와 함께 열악한 인권실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북한 인권 상황을 최악으로 규정하고, 유엔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이 단호히 채택된 것은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분명한 우려가 담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성 김 대표는 6자회담 참가국들과 함께 북한의 의무 준수를 유도하는 한편, 북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성 김 대표는 과거사 문제 등을 둘러싼 한·일 간 갈등과 관련해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두 나라가 건설적 관계를 맺어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양국이 '위안부' 문제라는 매우 어렵고도 고통스러운 현안을 안고 있지만, 양국 정부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조만간 진전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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