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한국군이 2004년부터 사용한 휴대용 단거리 대공유도무기 '신궁(新弓)'이 개발된 것은 2003년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휴대용 대공무기를 개발한 다섯 번째 국가가 된 셈이다.
2004년 7월31일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전투용 사용 '가' 판정을 받은 뒤 대표 국산 유도무기로 자리 잡은 신궁은 국내 방산기업 LIG넥스원과 국방과학연구소가 8년간 700억원의 예산을 들여 개발했다.
신궁은 저고도로 침투하는 적 항공기를 격추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는 7km, 최대 고도는 3.5km이고 최대 비행속도는 음속의 2배 이상이다. 목표 항공기에 반경 1.5m 이내로 접근하면 자동 폭발, 720여개의 파편으로 목표 항공기의 기체를 관통해 격추시킨다. 또 전투기가 열추적 미사일을 따돌리기 위해 사용하는 '플레어(flare·기만용 섬광)'를 정확히 식별해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다.
아울러 신궁은 휴대용이지만 삼각대 형태의 거치식 발사장비에서 운용된다. 삼각대에는 유도탄 1발이 들어가는 발사관과 조준경, 발사기 및 피아식별기가 장착된다. 발사관은 유도탄을 충격과 온도 변화 등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삼각대에 쉽게 장착할 수 있어야 한다.
신궁의 명중률은 90% 이상에 달해 해외무기보다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스팅어와 러시아의 이글라 같은 휴대용 대공유도무기의 경우 목표물을 직접 맞힐 때만 폭발하는 방식이어서 명중률이 60% 안팎이다. 또 프랑스가 개발한 미스트랄은 명중률은 90% 수준이지만 신궁에 비해 5~6kg 무겁다. 군은 1988년부터 미스트랄과 스팅어, 영국제 제브린을 도입해 실전배치 중이며 북한은 러시아제 SA-7 및 SA-16 등 1만발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에서 도입한 휴대용 대공유도무기보다 가격경쟁력도 높다. 미스트랄은 대당 도입 가격이 2억3000만원이지만 신궁은 1억8000만원으로 국내 휴대용 대공유도무기를 신궁으로 전면 대체할 경우 5000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LIG넥스원은 연간 최대 500대 이상의 신궁을 생산해 군의 대공방어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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