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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노믹스 야심작 부결시킨 '김관영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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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노믹스 야심작 부결시킨 '김관영 의원'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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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 손선희 기자]"아까 김관영 의원이 너무 설득력 있게 설명을 왜곡해서 하는 바람에 (의원들이) 속아서 (반대표를) 많이 눌렀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12년 만에 예산안이 법정시한 내 통과된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엔 여당을 중심으로 술렁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야심작이며 여야가 본회의 바로 몇 시간 전에 합의했던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이 부결된 것이다. 더군다나 법안의 부결은 여당 의원 20여명의 반대와 기권표가 결정적이었다.


정부와 여당의 최우선 처리 법안을 여당이 부결시키는 이변이 발생한 것은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45)의 설득이 컸다. 이른바 '12월2일 김관영의 난'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은 본회의 직전까지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법이었다. 하지만 본회의 몇시간 전 야당 지도부는 일부 조항을 수정하는 방향으로 법안 처리에 합의했다. 국회선진화법에 의해 더이상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없기 때문이다.

조세소위 소속인 김 의원은 법안이 표결에 부쳐지기 직전 반대토론자로 나섰다. 김 의원은 5분의 반대토론에서 "정부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전체 법인 51만여개 중 714개만이 이 제도의 제외대상이 된다"며 "그 방법이 부자들에게 수백억원 세금을 면제하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 비교ㆍ분석한 자료를 제시했다. 그는 이어 "현명하신 의원님들께서 국회의 권위를 세워달라"고 의원들에게 호소했다.


김 의원의 호소는 통했다. 이어진 표결에서 의원들은 여야가 합의한 수정동의안에 262명이 투표해 찬성 114명, 반대 108명, 기권 40명으로 부결시켰고, 뒤이은 정부 원안에 대해서도 찬성 94표, 반대 123표로 통과를 막았다. 특히 새누리당내 대표적 경제통으로 불리는 이한구 의원은 물론이고 의원 자격으로 표결에 참여했던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도 반대표를 행사했다.


무더기 반대표로 긴급 의원총회까지 소집한 여당은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서도 김 의원의 설득력엔 공감을 나타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너무 설득력 있게 사실을 왜곡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김 의원의 반대토론에 대해 "감동적이었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반대토론은 세법싸움에서 지고 있던 야당에게 역전승을 주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번 예산정국에서 야당은 국회선진화법에 의해 속수무책으로 세법을 여당에게 내주기 바빴다. 최경환 경제팀의 가계소득증대세제 3대 패키지 등 정부 원안은 예산부수법안으로 본회의를 그대로 통과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초선 의원은 "세법이랑 예산안 통과되는거 보면서 속이 정말 답답했는데, 본회의 끝나고 뒤풀이에서 김관영 의원이랑 말하고 나니까 그래도 속이 좀 풀리더라"라는 이야기를 건네기도 했다. 아울러 당내에서는 전문성 있는 여당 의원들에 맞설 수 있는 야당의 '경제통'을 찾았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김 의원은 고시 3관왕 출신으로 유명하다. 대학교 2학년 때 회계사 시험에 붙었고 대학 졸업 후에는 행정고시 재경직, 재정경제부에서 근무하면서는 사법시험에 잇따라 합격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삶은 사회의 주류층과는 거리가 멀었다. 김 의원의 부자감세 철회에 대한 반대토론이 더 설득력이 있었던 이유다. 군산 출신인 김 의원은 채소장사를 하는 어머니 밑에서 넉넉지 않은 집안 살림을 거들며 공부를 했다. 김 의원의 지인은 "김 의원이 고기 구워먹는 것을 대학교 때 와서야 알았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자서전에서 "내가 고시 3관왕이 된 것도, 아시아 최대의 법률회사인 김앤장의 변호사가 된 것도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다. 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을 살기 위해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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