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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라시' 아닙니다…지라시가 맞는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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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최근 신문·방송에 자주 오르내리는 '찌라시'는 '광고로 뿌리는 종이'라는 일본어 '지라스'에서 유래된 용어로 '지라시'가 정확한 표현이다.


국립국어원은 지라시를 외래어로 등재하고 '선전을 위해 만든 종이 쪽지'라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박용찬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은 2005년 일본어 투 용어 순화 자료집에서 '지라시'를 일상 생활에서 사용되는 일본어 투 용어의 대표적인 예로 언급하며 '낱장 광고' '선전지'로 순화해서 쓰기를 권고한 바 있다.

대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담은 정보지를 일컫는 지라시는 정치권과 증권가, 연예계에 몸담은 관계자들이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라시를 생산하는 쪽이나 유포하고 공유하는 쪽에서 '믿거나 말거나 성' 정보라는 뜻을 더해 '찌라시'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면서 순화어가 그 뜻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단순 광고 선전지'를 넘어서 '사실이 아닌 낭설로 판명될 수도 있다'는 뜻을 담아 유통되기 때문이다.


지난 7일 박근혜 대통령이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이야기들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며 직접 '찌라시'를 언급하면서 '찌라시'라는 용어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012년 대통령 선거 부산 유세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NLL포기 발언이 있었다"는 주장의 출처가 '찌라시'였다고 해명해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지속적으로 일본어 투 용어 순화작업을 하고 있다. 일본어 투 용어 순화작업은 1991년 국립국어원의 설립 이후 좀 더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여느 때보다 국민적 관심이 높았을 때는 197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진행한 '국어사랑 나라사랑' 운동이 이뤄진 시기였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일상적으로 쓰였던 '벤또' '쓰봉' 등의 일본어 투 용어가 사라진 데는 대대적으로 일본어 투 용어를 순화하고자하는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다. 그래서 박 대통령의 '찌라시' 발언이 더 아쉽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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