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예산안 정국을 마무리한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 2월 실시하는 전국대의원대회(전대) 준비 모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올해 마지막 임시국회가 이달 중 개회할 예정이지만 당의 관심사는 온통 전당대회에 쏠린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친노(친노무현)계' 좌장인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문 의원이 당권을 잡았을 경우에 미리 대비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이르면 오는 8일 전체회의에서 전대 룰 1차안을 의결하기 위해 최근 당론을 수렴하는 자리를 연이어 마련하고 있다. 4일에는 당 혁신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권역별 최고위원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하지만 이날 참석자가 10여명에 그친 데다 반대 의견이 많아 내주 중 의원총회를 열고 의견을 다시 수렴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 경우 전대 룰 결정은 주 후반으로 미뤄지고 늦어도 15일 비대위 의결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곤 새정치연합 의원 측은 "전대 룰의 최대 쟁점인 투표 비율에 대해 원만하게 합의가 되면 이르면 8일 1차안을 확정할 것"이라며 "합의가 늦어져도 15일은 넘기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두 달여 남은 새정치연합 전대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문 의원의 출마 여부다. 전준위에서 비상대책위로 전대 룰이 보고되는 시점에는 문 의원을 비롯해 박지원·정세균 의원 등이 비대위원직에서 함께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당 안팎에서는 문 의원이 출마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문 의원은 비대위원직을 사퇴한 이후에도 출마에 대해선 계속 고민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출마 여부를 공식화하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문 의원이 전대에 출마하면 큰 표 차로 1위 당선 가능성이 높아 전대 분위기는 밋밋하게 흘러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윤관석 새정치연합 사무부총장은 "무엇보다 흥행이 걱정"이라고 밝혔다.
벌써부터 '문재인호(號) 새정치연합'의 모습을 그리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새정치연합 한 당직자는 "요즘 특별한 일이 없는 중진 의원은 지역구 관리하느라 국회에서 얼굴 보기가 힘들다"면서 "문 의원이 당권을 잡았을 이후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문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친노 대 비노의 계파 갈등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뚜렷한 계파가 없다면서 어중간한 입장을 취하는 의원도 있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