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 떨어지나…대기업 순익증가율 한자릿수 둔화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취임한 이후 6개월 동안 외국인직접투자(FDI)가 24% 늘고 주가가 약 15%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오르내리고 있다. 인도 경제에 대한 국내외의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는 뜻이다.
모디 총리가 지난 5월 경제를 다시 성장궤도로 돌려놓겠다며 취임한 이후 9월까지 5개월 동안 FDI가 12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고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닛케이는 모디 총리의 '인도에서 만드세요(Make in India)' 캠페인이 호응을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디 총리는 자동차업체를 비롯해 해외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인도에 생산 공장을 세우라며 공격적으로 설득했다.
한국 포스코는 이달 중순 2000만달러를 투자해 구자라트 지역에 자동차 강판용 제철소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구자라트주는 모디 총리의 고향으로, 모디 총리는 10년 동안 구자라트 주총리를 지내면서 자동차 생산공장을 유치하고 기업의 생산활동을 촉진했다. 구자라트는 인도의 경제개혁과 산업화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인도 정부는 외국 자본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일본 주택건설업체 다마홈이 지난 9월 인도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해외 정보기술(IT) 업체들은 '디지털 인디아' 캠페인을 주시하고 있다. 디지털 인디아는 정부 지원으로 인도 전역에 걸쳐 IT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확장하는 작업을 가리킨다. 최근 미국 시스코 시스템은 인도에 올해 중으로 17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앞으로 10년 동안 인도에 1조엔을 투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말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인터넷 투자 부문 계열사를 통해 인도 재스퍼 인포텍에 6억27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재스퍼는 전자상거래 사이트 스냅딜닷컴을 운영한다.
소프트뱅크는 또 콜택시 서비스업체 올라캡스에 2억1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이지마 마사미 미쓰이물산 사장은 "세계가 인도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이지마 사장은 이달 중순 뉴델리에서 열린 일본-인도 사업협력위원회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일본의 인도에 대한 투자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FDI가 밀려들고 주식투자자가 모디노믹스에 기대를 걸면서 인도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인도 센섹스지수는 지난 5월 이후 약 15% 상승한 뒤 사상 최고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실물경제는 아직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인도 국내 기업들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게 실정이다. 센섹스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대기업은 3분기에 모두 94억900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6%에 그쳤다. 모디 총리가 취임한 2분기에 두 자릿수였던 순이익 증가율이 둔화된 것이다.
주요 기업 실적은 엇갈렸다. 소비재 업체인 힌두스탄 유니레버와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 마루티스즈키는 3분기 이익 증가율을 전 분기에 비해 더 높였다. 반면 인도 자동차 제조업체 마힌드라&마힌드라와 타타의 순이익은 감소했다. 구조개혁이 이뤄지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에너지산업에서는 타타파워가 손실 7억7000만루피(약 138억원)를 냈다.
기업이 모디노믹스의 혜택을 보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프라스트럭처 프로젝트가 예전보다 많이 허가를 받고 있지만 일러도 다음 회계연도에야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모디 정부는 내년 2월 2015 회계연도 예산을 편성하고 성장을 북돋기 위한 추가 개혁을 내놓을 듯하다. 국내외에서 기대가 높아지면서 모디 정부는 손에 잡히는 성과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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