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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한파 우려 다국적 제약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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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업계가 구조조정 몸살을 앓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경영 악화로 인한 수익 부진을 일방적인 구조조정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아스피린으로 유명한 다국적 제약회사 바이엘코리아의 노조 위원장 김모씨는 이달 초 회사 앞에서 배를 칼로 찌르는 자해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비와 가족상봉비를 부당 청구하는 등 규정에 어긋난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바이엘코리아가 김 위원장에게 권고사직 통보를 내린 뒤였다. 김 위원장은 즉시 인근 병원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은 뒤 지난 17일 퇴원했지만 회사는 결국 해고 통보를 내렸다.


김 위원장과 노조 측은 기존의 노조위원장들에게 관행적으로 허용해오던 것을 어느날 갑자기 권고 사직의 이유로 내세우는 회사의 태도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일부 노조원들은 인력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기 위해 걸림돌인 노조 위원장을 사직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바이엘은 경영 실적이 악화되면서 최근 3년 간 전체직원 중 절반 가까이를 구조조정하는 홍역을 앓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노조위원장에 대한 해고 통보가 정해진 절차대로 진행된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노사간 갈등은 다른 다국적 제약사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2~3년 간 구조조정을 실시한 업체들은 한국노바티스와 한국화이자제약,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얀센, GSK 등 상위권 제약회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올해도 베링거인겔하임과 한국릴리 등이 구조조정을 실시했거나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정책으로 인해 2012년부터 다국적 제약사들의 영업환경이 나빠지자 조기퇴직프로그램(ERP)을 강도 높게 진행하면서 노사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연봉도 높고 복지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지만 경영실적이 나빠지면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손쉽게 경영실적을 개선하려 한다"면서 "국내 제약사에 비해 정부 간섭을 덜받는 등 인력 구조조정이 상대적으로 쉬운 환경이 노조들의 근로 환경을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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