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진웅섭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취임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직무수행에 돌입했다. 당분간은 주요 현안을 비롯해 금감원의 업무를 파악하는데 전념할 생각이라고 한다. '인사권'이라는 칼을 먼저 빼들기 보다는 조직을 충분히 이해할 준비부터 하려는 모양새다.
이는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끌어온 그의 과거 모습과 닮아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정책금융공사 사장을 지내는 동안 그는 권력으로 조직을 압도하기 보다는 겸손함과 소통으로 임직원의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감원 안팎에서는 진 원장의 이 같은 스타일이 금감원 내 현안들을 풀어가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진 원장이 취임사에서도 밝혔듯 금감원에는 '아직까지도 해결하지 못한 어려운 과제들이 산적'하다. 금감원에 대한 외부의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침체된 조직 분위기도 추슬러야 한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연달아 발생한 금융사고로 신뢰가 많이 손상됐다. 금융사의 감시자로 신뢰가 우선돼야 할 기관의 입장으로서는 치명타다.
진 원장 역시 취임 일성으로 "금융산업과 감독당국에 대한 신뢰를 하루 빨리 회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시장과 금감원 내외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역시 소통이라는 그 만의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전임인 최수현 전 원장이 사실상 문책성 인사로 물러나면서 침체된 조직의 분위기도 쇄신해야 한다. 최 원장 시절 금융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불거진 내부갈등을 추스르고 직원들의 누적된 업무피로도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조직 쇄신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인사 카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이날 사의를 표명한 최종구 수석부원장처럼 행시 선배는 관례상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실제 인사는 나이와 무관하게 진 원장만의 철학으로 행하길 바란다. '젊다'는 것이 그 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의 '불안'이 돼버리면 안 된다는 얘기다.
국민으로부터의 신뢰 회복, 시장과의 소통 그리고 조직 쇄신이라는 굵직한 숙제들이 그의 앞에 있다. 임기 3년 동안 이 난제들을 슬기롭게 풀어나가 실추된 금감원의 명예를 끌어올릴지는 오로지 그에게 달려 있다. 기대가 '실망'이 되는 일은 없길 바란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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