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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도대체 왜 군인 출신들에게 국민안전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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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도대체 군인 출신들에게 왜 국민안전처를?"


19일 정식 출범한 국민안전처 장ㆍ차관에 전직 군 장성 출신들이 임명되자 그 배경을 놓고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운 좋게도 기자는 당사자들에게 그 이유를 직접 물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이성호 국민안전처 차관 내정자가 지난 7월 안전 분야를 총괄하는 안전행정부 2차관으로 취임한 지 한 달쯤 지났을 때였다. 그는 그때 이미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국민안전처로 옮길 것이 확실시되고 있었다.


한 눈에 봐도 '군인 티'가 팍팍나는 이 차관을 만난 기자는 대놓고 물어봤다. "군사 작전만 하시던 분이 이쪽 분야로 왜 오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는 "비상 상황에서 가장 잘 대처할 수 있는 조직이 군대"라는 취지의 답을 내놨다.

이 차관의 말인즉슨, 군대는 항상 긴급ㆍ비상사태에 신속ㆍ효율적으로 대처하도록 훈련받으므로 각종 재난ㆍ사고 등 비상 사태에도 잘 대처할 수 있어 안전행정의 책임자로 적격이라는 얘기다. 아마 박근혜 대통령의 임명 취지도 이와 같지 않나 싶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안전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사회가 고도화ㆍ복잡화되면서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 요인들도 사회 총체적인 안목이 없이는 대처하기 힘들다.


각종 사고ㆍ산업현장ㆍ범죄ㆍ자연재해 등 복잡ㆍ고도화된 현대 사회의 '안전'에서 군대가 맡고 있는 부분은 전쟁ㆍ테러 대응 등 극히 일부분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군대는 최근 천안함·연평도 사태 등 적과의 전투에서 참패하는 무능을 보였고, 잦은 총기 사고ㆍ인권 침해ㆍ폭행ㆍ자살 등 자신의 안전마저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특히 현재 우리나라의 안전 문제는 군사 작전하듯 특정 비상 사태에 신속ㆍ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법을 익히면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국민들 개개인은 물론 사회 전체적으로 눈 앞에 닥친 이익 보다는 사람의 목숨과 안전을 우선시하도록 의식을 개선하고 관련 기본 제도ㆍ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 급선무다. 명령ㆍ복종에 의한 신속ㆍ효율만 중시하는 군사 작전을 주 업무로 해 온 경험으로 이런 일들을 제대로 해낼까.


일단 낙관적이진 않아 보인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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