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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은행장, 국내의 90배 보수 챙겨가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7초

은행 순익 대비 임금 비율 따져봤더니…

지배구조 다른 씨티·스탠다드차타드銀 등 간섭 어려워
성과와 무관한 임금체계…전문가 건전성 감독 강화 촉구

외국계은행장, 국내의 90배 보수 챙겨가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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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외국계 은행장들이 고액연봉으로 뭇매를 맞고 있지만 지배구조가 국내 시중은행과 달라 문제삼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은 상장사도 아닌데다, 대주주가 모두 외국계다. '주주자본주의' 관점에서 보면 외국계 은행장의 고연봉에 감나라 배나라 하기 어려운 만큼 건전성 감독 강화로 외국계은행의 경영을 감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18일 국내 주요은행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리차드 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은행장은 9억9600만원의 보수를 가져가 순익(176억1700만원)대비 5.7%를 보수로 챙겼다. 하영구 전 씨티은행 행장은 1월부터 9월까지 25억원을 보수(퇴직금 제외)를 가져가 절대 액수로는 국내 은행장 중 제일 많았다. 이는 한국씨티은행 3분기 순이익 1058억원의 2.4%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같은 외국계 은행장의 순익 대비 보수 비율은 국내 시중 은행장과 비교하면 최대 90배 많은 수치다. KB금융의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5억6600만원, 임영록 지주회장은 7억5900만원의 보수를 챙겨 각각 순이익의 0.06%를 가져갔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3분기에 10억20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신한은행 3분기 순이익(1조2723억원)의 0.08% 수준이다. 9억4700만원을 받은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의 경우 이 비율이 0.13%(하나은행 당기순이익 7420억원)였다. 하춘수 전 대구 은행장은 13억원을 받아 은행 전체 순이익(806억7300만원)의 1.6%를 챙겼지만 이 금액엔 퇴직금 10억700만원이 포함돼 있었다. 이밖에 우리ㆍ기업ㆍ외환은행은 3분기 보수가 5억을 넘지 않아 따로 공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금액은 이사회로 구성된 해당 본사에서 결정하는 것이라 문제 삼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신한지주나 KB금융은 각각 국민연금이 지분율이 8.81%(보통주 기준), 9.96%를 쥐고 있다. 보수체계에 대한 감시의 눈초리도 매섭다. 반면 한국씨티은행의 대주주는 미국씨티은행법인이 100% 출자한 씨티뱅크오버시즈인베스트먼트(COIC)다. 한국SC은행도 스탠다드차타드NEA은행(SCNEA)이 지분 100%를 쥐고 있다. SCNEA는 영국계 금융그룹인 SC그룹이 지난 2005년 1월27일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국계 은행들은 외국계 주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보수수준을 결정하고, 주주 등 이해관계자도 국내 시중은행에 비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보수가 높다 해도 문제삼긴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외국계 은행 고위관계자는 "외국계은행의 은행장 보수는 싱가폴이나 일본 등 다른 은행 지점의 수준과 맞춰 글로벌컨센서스에 맞게 본사에서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관점에서 보면 국내은행의 보수가 적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성과와 연동되지 않는 은행의 보수 체계가 수익을 갉아먹을 우려가 있다면 문제가 된다고 꼬집었다. 최성일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절대적인 보수 수준을 놓고 많다 적다 논하기 어렵지만, 은행의 수익성이 점점 나빠져 총이익은 줄거나 늘지 않고 있는데 임금은 같은 수준에서 유지되는 경직적인 구조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전성인 교수는 "외국계은행이라고 해도 성과와 무관하게 은행장 임금이 지속적으로 올라간다면, 그 타당성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만한 문제"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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