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한국산 자동차부품이 미국에서 높은 품질경쟁력을 인정받는 반면 가격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KOTRA는 18일 최근 막을 내린 미국 최대 자동차부품 전시회인 'AAPEX 2014(11월 4~6일, 라스베가스)'에 참가한 바이어 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이 같이 밝혔다.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이 전시회 기간 중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품질 경쟁력은 5점 만점을 기준으로 4.6점을 기록해 가격(3.2), 디자인(3.3), 결제조건(2.7) 등 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현재 한국산 자동차부품을 취급하고 있는 바이어들 중 87%가 품질을 구매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한국산 자동차부품을 구매하고 있는 바이어의 35%가 가격경쟁력이 낮은 점을 한국산 자동차부품의 아쉬운 점으로 지적했다. 이들 중 48%는 가격경쟁력이 개선될 경우 한국산 자동차부품의 구매를 확대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추가로 한국산 자동차부품을 취급하지 않는 바이어의 43%도 그 이유를 낮은 가격경쟁력 때문이라고 밝혔다.
KOTRA는 미국 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 때문이라며, 품질 차별화나 원가절감 노력 등 전략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중국산 제품은 한국산에 비해 품질이 좋지 않지만 가격이 약 20~30% 저렴하며,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 바이어의 66%가 한국의 가장 큰 경쟁국으로 중국을 꼽았다.
나아가 KOTRA 관계자는 우리나라 자동차부품 기업이 GM이나 Ford 등 완성차 제조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OEM 시장에만 집중하고 있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IBIS World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3,061억 달러 규모인 미국 자동차 부품 시장 중 80%가 넘는 2,508억 달러가 OEM 시장에서 창출되고 있다. 특히 OEM 업계에서는 한번 거래관계가 형성되면 장기적인 이윤이 보장되기 때문에 그 동안 우리 자동차부품 기업들은 OEM 시장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전체 시장의 20%인 553억 달러의 규모를 차지하는 AS부품시장에도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동차부품을 수입해 미국 전역에 유통하는 한인 바이어에 따르면 품질이 우수한 한국산 AS부품을 더 많이 구매하고 싶지만 외국산 완성차의 AS부품을 취급하는 한국 업체를 발굴하기 쉽지 않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박동형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장은 "우리나라 자동차부품의 대미(對美) 수출액은 2011년 50억 달러에서 작년 기준 60억 달러로 20% 가까이 늘어 명실상부한 3대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며, "오토존과 같은 미국 AS부품 유통기업들이 최근 들어 한국산 제품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도 관심을 갖고 시장 진출을 고려해 볼 만 하다"고 밝혔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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