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가 국무부 대북 정책담당 특별대표와 한일 담당 부차관보를 겸한다고 미 국무부가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성 김 전 대사는 9월부터 업무를 시작한 백악관 한반도담당 보좌관 출신의 시드니 사일러 6자회담 특사와 호흡을 맞춰 북핵 문제를 비롯한 6자회담 재개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미 국무부는 이날 "케리 장관이 백악관과 상의해 성 김 전 대사를 대북 정책 특별대표 겸 한일 담당 부차관보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대북 정책 특별대표는 앞서 글린 데이비스가 맡은 자리였다.
국무부는 이런 권한으로 성 김 전 대사는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한 북한 관련 정책을 조정,감독하고 로버트 킹 미국 인권특사와 공조해 북한 인권 증진 문제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성 김은 주 한국 대사 임기를 마쳤고 6자회담 특별대사와 한국 국장,주일 대사관 파견 등 과거 경력 덕분에 특별대표와 부차관보 자격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가 이같이 성 김을 대북 정책특별대표로 임명함에 따라 그는 시드니 사일러 6자회담 특사와 호흡을 맞춰 북한 비핵화 문제를 비롯한 6자회담 재개 업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6자회담과 관련, 성 김 특별대표가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고 사일러 특사가 그 아래 차석대표를 맡게 된다. 성 김 특별대표는 한일을 중심으로 지역문제 전반을 관장하는 부차관보 업무도 겸하는 만큼 6자회담 업무는 부수업무가 돼 사일러 특사는 6자회담 업무를 '풀타임'으로 맡을 것이라는 관측된다.
이런 관측은 과거 관행에 기반을 두고 있다. 6자회담이 처음 열린 2003년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수석대표를 맡고 조지프 디트라니 6자회담 특사가 차석대표를 맡았다.
켈리 차관보는 동북아 외교업무를 주로 하면서 6자회담이 열릴 경우 수석대표로 협상에 참여했고 6자회담 업무 전반은 디트라니 특사가 전담했다.
부시 행정부 2기 들어서도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가 수석대표, 성 김 6자회담 특사가 차석대표를 맡으며 비슷한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1기에도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6자회담 수석대표 업무를 '파트 타임'으로 맡았고, 성 김은 차석대표로 일했다. 이후 바통을 넘겨받은 글린 데이비스 대북 정책특별대표는 '풀타임'으로 6자회담 업무를 맡았고 차석대표로 6자회담 특사업무를 맡은 클리포드 하트는 지난해 6월 홍콩 총영사로 발령난 이후 1년이 넘도록 공석으로 있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발표대로 한일 담당 부차관보 업무와 대북 정책업무 등 두 가지 업무를 동시에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 김 전 대사가 대북 저책 특별대표로 임명됨에 따라 앞으로 성 김-시드니 사일러는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데이비드 시어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 앨리슨 후커 백악관 한반도담당 보좌관등과 협력하면서 미국 한반도팀의 '중추'로 기능할 것이라는 게 외교부 안팎의 관측이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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