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뉴질랜드, "양털이냐, 양고기냐" 고심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2초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양이 인간을 잡아먹는다."


양모 수요가 급증한 16세기 영국에서 귀족과 지주들이 농토를 양을 치기 위한 초지로 바꾸면서 소작농을 쫓아냈다. 토머스 모어는 저서 '유토피아'에서 이 모습을 이렇게 풍자했다.

인간을 잡아먹을 정도로 왕성한 '식욕', 즉 시장의 수요를 자랑했던 양모의 인기가 이제 시들하다. 기능이 뛰어난 합성섬유가 양모 자리를 빼앗았다. 예컨대 양모 카펫을 합성섬유 소재 카펫이 대체하고 있다. 뉴질랜드 목축농 단체인 '비프 앤드 램 뉴질랜드'에 따르면 세계 섬유 생산량 중 61.4%가 합성섬유고 양모는 1.3%에 불과하다.


최근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INYT)는 양모 수요가 줄어들자 세계 3위 양모 수출국인 뉴질랜드가 양고기 수출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INYT는 뉴질랜드 정부 통계를 인용해 양고기가 2011년에 23억달러어치 수출됐다며 이는 1990년에 비해 3배 규모라고 전했다. 반면 양모 수출은 같은 기간 12억달러에서 7억달러로 42% 줄었다.

INYT는 뉴질랜드에서 양을 사육하는 농가 1만7000가구 중 상당수가 양모보다 고기에서 이익을 얻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뉴질랜드의 양 목축농가는 고기를 더 생산하는 교잡종을 더 사육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호주와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양모 수출국이다.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생산되는 모직 카펫 양모의 45%를 공급한다. 뉴질랜드는 양모의 90%를 가공하지 않은 상태로 수출한다.


뉴질랜드의 양 사육 두 수 자체가 줄었다. 1982년 7020만 두에서 2011년 3110만 두로 감소했다. 뉴질랜드는 양 대신 젖소를 키워 유제품 생산을 늘리고 있다.


고급 섬유 소재인 양모를 해외시장에 더 공급할 방도를 찾자는 움직임도 있다고 INYT는 전했다. 로비단체인 뉴질랜드 농업연합의 윌리엄 롤스톤 회장은 "포드자동차의 T모델과 페라리의 차이"라고 비유했다.


롤스톤 회장을 비롯한 양모 수출론자들은 한목소리를 낸다면 뉴질랜드 양모와 모직 제품을 현재 주요시장인 중국을 넘어 상대적으로 덜 개척된 미국에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뉴질랜드 양모 수출조합은 35개에 이른다. 이것도 통합된 결과다. 뉴질랜드 남섬의 농부 로스 앤드류스는 양털을 파운드당 1.4달러를 받고 판다. 그는 "다들 서로 단가를 후려친다"고 말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