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기준 미비·부실시공' 질타…공공기관 방만경영·관피아 논란 여전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올해 국회 국토교통분야 국정감사에서는 시설물의 안전과 관련한 주제가 도마에 올랐다. 국감 도중 발생한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로 인명피해가 컸던 때문이다. 올해 초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지붕 붕괴사건까지 연관지어 안전 기준 미비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컸다.
아울러 지난해 발생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여객기 착륙사고와 관련한 항공사 징계처분 수위가 거론됐다. 단골 주제인 산하 공공기관의 방만경영 문제, 관피아 논란도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27일 국감 마지막 날 국토교통부 종합국감에서는 27명의 사상자를 낸 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를 들어 안전 기준 미비를 지적하는 의견이 여럿 나왔다.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은 "판교 환풍구 붕괴는 안전기준 미비, 부실시공, 안전관리 미흡 등의 원인이 복합 작용했다"며 "환풍구는 지붕과 달리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들 가능성이 높은 만큼 관련 지침을 손봐야 한다"고 했다. 신기남 의원은 "명백한 설계 위반, 부실시공, 부실자재 사용이 확인됐다. 판교 유스페이스 내 나머지 환풍구도 점검하고 재시공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법상 환풍구 덮개 시설에 대한 별도의 안전기준은 없지만 국토부는 최근 '환풍구도 지붕의 일종으로 봐야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 당 100㎏, 유지관리·산책 등의 목적으로 사람이 올라갈 땐 300㎏의 하중을 견뎌야 한다.
여야 의원들은 지난해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의 착륙 사고와 관련, 징계 수위를 낮춰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국토부는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 조종사 과실이라는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사고조사보고서 등을 참고하고 자체 조사·법률검토 등을 거쳐 제재 내용·수위를 검토 중이다.
이윤석 새정연 의원은 "국내외 43개 항공사와 미주 한인회총연합회, 한국여행업협회 등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선처해달라는 탄원서를 냈고 이 노선은 탑승률 85%, 연 매출 180억원"이라며 "과도한 징계가 내려진다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각인될까 우려된다. 운항정지보다는 벌금, 과징금으로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성호·송광호 새누리당 의원도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례를 봐도 운항정지 처분은 없었다"며 힘을 보탰다. 이에 대해 서승환 장관은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안전, 이미지 등을 감안해 적절한 제재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정부부처 공무원이 퇴직한 후 산하기관에서 일하는 '관피아' 논란은 국감기간 내내 이어졌다. 김상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09년 이후 퇴직자의 47%인 116명이 산하기관이나 민간 협회로 재취업했을 정도로 국토부의 관피아 문제는 다른 부처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강동원·이미경 의원은 "지난 14일 한국수자원공사 감사 이후 이틀 만에 수공 납품 사업자이자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충남도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상임감사에 임명됐다"며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자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서 장관이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통해 기획재정부로 올라간 건이라 소관사항이 아니다"라고 항변했지만 질타를 피할 순 없었다.
한국도로공사 국감 때 지적됐던 도공 퇴직 직원모임인 '도성회'도 도마에 올랐다. 퇴직 직원 모임에 현직 감사·임원 등이 가입하고선 도공과 수의계약을 맺고 주유소, 휴게소 운영 등 각종 이권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강 의원은 "국토위 위원회 결의를 통해 감사원에 특별감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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