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억유로 인수 제안할듯…아디다스는 2006년 30억유로에 리복 인수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홍콩 사모펀드 진웰 캐피털과 아부다비 정부와 연계된 펀드가 컨소시엄을 구성, 아디다스의 리복 브랜드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널은 아부다비의 여러 펀드 중 정확히 어떤 펀드가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컨소시엄측은 곧 공식적인 인수제안을 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대해 아디다스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아직 알려진게 없는 상태다. 리복은 현재 아디다스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컨소시엄측은 약 17억유로에 인수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디다스가 2006년 리복을 인수할 당시 지급한 금액은 두 배에 가까운 30억유로다.
아디다스는 최근 나이키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디다스가 리복을 인수하기 직전이었던 2005년, 미국 스니커즈 시장에서 아디다스와 리복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10%, 8%로 2, 3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당시 1위 나이키의 점유율은 35%였다.
지난해 1위 나이키의 시장점유율은 60%까지 확대됐다. 반면 아디다스와 리복의 시장점유율은 6%와 2%로 쪼그라들었다.
골프용품 시장 위축과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도 아디다스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아디다스 매출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큰 시장이다.
올해 독일 주식시장에서 아디다스 주가는 41% 하락했다. 독일 대표 지수인 DAX30을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아디다스는 주가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최근 자사주 매입 규모를 15억유로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나이키 주가는 뉴욕 주식시장에서 올해 11% 가량 올랐다. 아디다스도 리복 인수를 발표할 당시에 비해서는 주가가 60% 이상 올라있는 상태다.
최근 고전에도 불구하고 컨소시엄측은 리복이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면 향후 전망이 밝다고 보고 있다. 진웰을 비롯한 컨소시엄측은 리복을 인수하더라도 현재 사업 전략은 물론 경영진에 변화를 주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복이 마케팅에 집중하고 신규 매장을 늘릴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는데 집중한다는 것이 컨소시엄측의 입장이다. 컨소시엄은 지난해 말 투자와 관련해 리복 경영진에 처음 접촉했다고 저널은 설명했다.
진웰은 2012년 EMI의 음반 퍼블리싱 사업부를 22억달러에 인수했으며 지난해 뉴욕 파크레인 호텔이 6억6000만달러에 팔릴 때에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