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16일 "요시다 세이지의 증언은 허위로 판명됐지만,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흐리진 않으며 잘못에 대해선 사과하는 게 옳다"고 밝혔다.
와다 하루키 교수는 이날 국민대 일본학연구소 주최로 열린 콜로키움에 참석해 '요시다 증언과 위안부 문제'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요시다 세이지는 2차대전 당시 3년간 야마구치현 노무보국회 시모노세키부 동원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제주에서 조선인 여성 다수가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동원됐다고 증언했지만 이후 거짓으로 판명됐다. 이에 지난 8월 아사히신문은 그의 증언을 토대로 한 보도를 취소했다.
하루키 교수는 "요시다 증언은 고노담화 발표 자료로 채택되지 않는 등 당시 일본 내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며 "지금의 일본 보수우익 세력이 위안부 문제 부정의 논리를 전개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93년 발표된 고노담화에 요시다 증언이 반영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며 "고노담화는 위안소에서의 참혹한 생활을 '강제성'으로 인식했고 이는 합리적인 판단이었다"면서 "이러한 관점에서 고노담화는 위안부라는 존재 자체에 입각해 강제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고노담화를 수정할 생각은 없다'는 일본 정부의 공식발표에 실망한 보수우익 세력들이 오보 기사를 빌미로 공격하려는 의도"라며 "이들은 오보로 인해 일본이 불명예국가라는 누명을 썼다는 주장을 해외에 알리려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하루키 교수는 아사히신문의 보도 취소에 관해 "지난 5월 아사히신문으로부터 오보 인정에 관한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인터뷰도 했다"며 "이에 앞서 일본 정부 측에서 고노담화 검증 발표를 한 탓에 오보 발표가 불러일으킨 반향이 클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아사히신문은 요시다 세이지에 관해 총 16차례 보도를 했지만, 이번에 문제로 떠오른 위안부 강제연행에 대한 증언을 보도한 건 한 번뿐이다.
하루키 교수는 요시다 세이지가 1977년과 1983년에 출간한 두 권의 고백록을 비교하면서 "사건 발생 시기와 장소와 바뀌는 등 신빙성이 떨어져 이미 증거로 사용하기에 불충분했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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