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병원을 더 많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이 보험료는 적게 내고 똑같이 보장받는 만큼 건강보험 혜택을 더 받는다는 보건당국의 발표와 정반대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이 국민건보공단에서 넘겨받은 '소득분위별 진료실적'을 보면 전체 52개 진료과목 중에서 50개 과목(96.2%)에서 소득상위 20%의 진료가 더 많았다.
소득하위 20% 가운데 건강보험을 적용받은 환자 708만명으로 전체 진료인원의 14.7%인 반면, 소득상위 20%의 경우 1351만명(전체 진료인원의 28.1%)에 달했다.
소득하위 20%와 소득상위 20% 각각 적용인구 분포를 기준으로 진료실 인원 분포를 감안하면 소득상위 20% 계층에서 399만명이 진료실을 더 찾아 1조2550억원의 진료비가 더 발생했다.
지난해 급여비 지급비율이 75.5%인 점을 감안하면 같은기간 소득상위 20% 계층에 9463억원이 더 지급된 것이다.
소득이 많은 자가 오히려 의료기관에 적극적으로 진료를 받는다는 의미로, 급여지원 역시 고소득자에게 집중돼 의료기관 이용 양극화가 진행됐다는 것이 김 의원은 지적이다.
진료과목도 소득에 따라 격차가 났다. 고소득층은 한방이나 구강 관련 치료를 많이 받았다. 특히 항방소아과는 상위 20%가 하위 20%보다 164.9%(2.7배)나 더 진료를 받았고, 구강병리과도 77.4%나 상위 20% 진료가 몰렸다.
김 의원은 "이처럼 의료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저소득층의 경우 고비용에 따른 의료이용을 자제하거나 포기하는 반면 의료이용에 주저하지 않고 오히려 삶의 질과 연관된 건강예방 진료에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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