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영국계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가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의 첫 임상실험에 돌입했다. 미국에서도 에볼라 감염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전 세계가 '에볼라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백신 개발도 한층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 더 인디펜더트에 따르면 GSK의 백신부분 사장인 리플리 벌루 박사는 이날 "한 달 전부터 미국인과 영국인을 대상으로 백신 임상을 시작한데 이어 아프리카 말리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임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계획대로라면 내년 초까지 1만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SK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와 함께 이 백신을 개발했다.
이같은 백신 임상은 미국에서 첫 에볼라 감염 사망자가 나오는 등 전세계로 에볼라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작된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집계된 에볼라 감염자는 8033명이고, 이 가운데 3879명이 숨졌다.
라이베리아 출신 남성 토머스 에릭 던컨(42)이 지난 8일 미국에서 처음으로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해 숨졌으며, 이 남성과 접촉한 경찰 마이크 모니크도 지난주부터 고열 등 에볼라 증세를 보이다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는 에볼라 창궐지역인 아닌 미국내 2차 감염인 탓에 미국에선 에볼라 공포가 번지고 있다. 또 아프리카 자원봉사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성직자를 치료하던 스페인 간호사 역시 상태가 악화되면서 에볼라 공포는 미국과 유럽은 물론 전세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 스페인 간호사는 아프리카 밖에서 감염된 첫 사례다.
각국은 에볼라 방역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은 런던 히스로공항 등 국제공항과 유로스타 고속철 등에서 에볼라 위험지역 여행객에 대한 방역검사를 시행 중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라이베이아 등 에볼라 창궐 서아프리카 3개국발 입국 승객이 많은 5개 공항에서 체온검사와 설문지 조사 등 입국검색을 강화했다. 우리나라도 WHO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한 지난 8월 이후 서아프리카 3개국 입국자 전원을 대상으로 체온검사와 함께 입국 후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한편 에볼라 치료제인 'Z맵'은 재고가 바닥나 한달 뒤부터 다시 생산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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