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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장관 사퇴 거부·대화 제의…시위대 "일단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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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이 시위대의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대화를 제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2개 단체는 일단 대화 제의를 수용키로 했다. 애초 시위대는 렁 행정장관이 2일까지 사퇴하지 않을 경우 국경절 연휴가 끝나는 3일 정부청사 점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렁 장관은 시위대가 렁 장관의 퇴진 시한으로 통보한 이날 자정 직전인 오후 11시30분께 예빈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히며 대신 캐리 람 정무사장이 조만간 학생 대표와 만나 정치개혁 방안에 대해 논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렁 장관은 시위대가 경찰통제선을 지키는 한 경찰은 시위대에 인내심을 계속 발휘할 것이라면서도 도심 점거 시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몇 시간 후 학생 단체들은 대화 제의를 수용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도심 점거 시위 중단 요구는 거부했다.

대학 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학연)는 3일 새벽 성명을 통해 정치개혁에 중점을 두고 정부와의 대화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학연은 람 정무시장과 만날 것이라며 단 공개 대화를 요구했다. 또 도심 점검 시위는 계속할 것이라며 대화의 결과에 따라 점거 시위를 강화할 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학연은 렁 장관이 "진정성을 잃었다"며 그가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학생들과 함께 도심점거 시위를 주도하는 시민단체인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도 대화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렁 장관은 물러나야 하며 중국도 홍콩의 정치 개혁을 제한하는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콩 시위대는 2일 행정장관 집무실 입구와 연결된 도로 등을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총탄을 배치하며 시위 진압을 준비해 양측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고조됐다. 이날 렁 장관의 사퇴 거부에 실망한 일부 시위대는 홍콩섬과 까우룽 반도를 연결하는 도로 점거를 시도하며 이를 말리는 시위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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