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중국 국경절 연휴를 맞아 국내에 입국한 16만의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덕분에 국내 금융권도 때 아닌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인을 겨냥한 상품에 공을 들이고 있는 우리은행은 '국경절 효과'가 고객 확보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7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중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방문 우대카드'는 현재까지 약 1300여좌 발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중순 출시됐으며 제한된 수의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6개월여 만에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이 카드는 법무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우리은행이 참여해 선보인 것으로, 현재 우리은행의 중국법인에서만 발급이 가능하다. 특히 5000만원 이상을 우리은행에 예치한 VIP만 신청할 수 있는 등 구매력 높은 중국인 관광객들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이 카드를 발급받으면 5년간 유효한 복수비자 발급, 자동출입국 심사대 또는 우대 심사대 이용, 환율우대, 관광지 통역 서비스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은행 측은 중국인 관광객의 씀씀이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비거주자의 국내 카드 사용 금액은 29억1000만달러로 전분기(22억2000만달러)보다 3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286만명이었던 외국인 관광객 수가 2분기에 31.6% 증가한 376만명에 달했고, 전체 외국인 입국자수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분기 대비 55.0% 증가한 것이 주요 배경이다.
우리은행은 '한국방문 우대카드'와 같은 특화된 서비스가 중국인 예금 고객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인 투자자가 많은 제주 지역만을 놓고 보면 우리은행의 중국인 원화예금은 2011년말 4억원에 불과했지만 2012년말 39억원, 지난해 말에는 123억원까지 불었다. 올해도 증가세를 유지해 8월말 현재 175억원을 기록 중이다. 3년 전과 비교하면 4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올해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제주도에 '중국고객 데스크'를 신설한 것도 이 같은 예금 증가세에 한몫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중국인 관광객을 비롯한 다양한 국적의 고객들이 국내에서 은행 업무를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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