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지난 19일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으로 일약 세계 인터넷 생태계를 주도하는 위치에 올랐다. 알리바바 주가는 기업공개(IPO) 당일 공모가인 68달러보다 38% 높은 93.89달러에 마감됐다.
이로써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2314억달러(242조원)가 됐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가운데 애플(6090억달러), 구글(400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3870억달러) 다음의 4위에 해당한다. 페이스북(2016억달러)과 아마존(1530억달러)은 밀려났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175조원)와 현대자동차(43조원)를 합쳐도 알리바바에 못 미친다.
14년 전 50만위안(8000만원)으로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 회장은 220억달러(23조원)의 재산을 가진 중국 최고 부자가 됐다. 창업 초기 2000만달러를 투자한 일본의 사업가 손정의의 알리바바 지분(32%) 가치가 3700배인 740억달러가 된 사실도 화제다.
뉴욕증시 상장으로 알리바바는 단숨에 220억달러(23조원)를 조달했다. 연 2억3000만명의 실구매 고객이 대변하는 영업기반에 더해 막대한 자금력까지 확보한 알리바바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IT산업 전문가들은 알리바바가 중국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기업사냥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전자상거래 기업이라고 해서 그 분야만 바라보고 있지도 않다. 전자상거래와 연결시킬 수 있는 오프라인 소매체인과 물류는 물론이고 모바일게임과 영화제작, 심지어 부동산 분야에서도 인수대상을 찾는다고 한다.
한국시장도 당연히 알리바바의 공략 대상이다. 2012년 중국 포털 업체인 텐센트가 카카오에 투자한 데 이어 알리바바도 한국 투자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알리바바가 네이버 라인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네이버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계속 퍼지고 있다.
알리바바 마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두 번이나 면담했다. 정부의 온라인 결제 규제완화 정책이 알리바바의 결제시스템 알리페이의 국내 진출을 촉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우리 기업들은 알리바바의 '대박'을 부러워하고만 있을 것인가. 국내 IT와 인터넷 업계의 가일층 분발이 없으면 인터넷 세계에서 한국이 중국의 변방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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