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해경 증원인력 올해 대비 절반·이마저도 운영장비 인력
-예산은 1.1조서 1.2조로 ↑, 전국 한 곳뿐인 특수구조단은 안 늘어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안전을 꼽고 안전 관련 투자 예산을 늘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의 원인이 된 해양경찰 관련 증원 폭을 대폭 줄인 데다 앞으로의 충원 계획도 불투명해 해양안전을 강화하겠다던 방침과 배치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사고 있다.
18일 기획재정부의 2015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해경 정원을 109명 증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와 올해 해경이 증원한 240명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는 당초 2017년까지 경찰ㆍ해경 인력을 2만명 증원한다고 밝히면서 해경의 경우 해양전문경찰 등을 향후 5년간 1200명 채용하기로 했었다. 단순 계산하면 한 해 200명 이상은 뽑아야 이 같은 계획대로 증원이 이뤄질 수 있지만 내년도 예산안에서 밝힌 증원 계획은 그 절반에 불과하다.
게다가 관련부처인 안전행정부는 해당 인력 증원은 전부 내년 도입되는 해경 시설장비 운영관리에 쓰일 것이라고 밝혀 인력부족 상태가 심각한 구조와 단속 인력에는 배정이 되지 않았다. 해경 일선 경찰서에서 운영하는 구조단의 구조인력은 4명으로 비슷한 업무를 하는 119구조대 7명에 비해 크게 부족한 수준이다. 단속인력도 부족해 인근 경찰서가 4교대 근무를 하는 반면 해경 단속인력들은 2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한 팀이 구조하려면 적어도 7명이 필요한데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며 4명으로 편성된 것도 지난해부터였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민안전처(국가안전처) 신설에 따라 내년 해경인력 증원 인력이 조정된 것이라면서도 향후 증원계획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안행부 관계자는 "국민안전처란 변수가 생기면서 재난안전기구를 보강함에 따라 내년 도입되는 시설장비를 운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원만 먼저 늘린 것"이라면서도 "향후 인력 증원은 지금단계에서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국민안전처 신설로 해경이 해체됨에 따라 해경 운영주체가 모호해지면서 해양안전을 위한 인력 증원이 흐지부지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증원의 기준이 없는 만큼 인력 보강이 실질적으로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해경 안전 관련 예산은 어느 정도 늘었지만 해양구조가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한 의구심도 크다. 해경의 내년예산은 1조 2000억원으로 전년도 1조 1000억원에 비해 9%가량 늘었다. 해경은 이를 어선 자동위치발신기 조기 설치와 잠수 항공장비 신규 확충 등에 쓸 계획이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 당시 전국에 부산 한 곳밖에 없는 데다 장비가 없어 무용지물이란 평가를 받았던 해경 특수구조단은 이번에도 신설되지 않았다.
해경 관계자는 "늦었지만 특수구조단 관련 항공구조 장비들을 보강하고 있다"며 "특수구조단을 늘리는 것은 조직 개편과 함께 논의될 문제"라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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