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중국의 8월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가 4년래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이날 중국의 8월 FDI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4% 줄어든 72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FDI 규모는 지난 7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었다.
이로써 중국의 1~8월 누적 FDI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8% 줄어든 783억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중국의 해외직접투자(ODI) 규모가 15.3% 증가한 652억달러에 이른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의 FDI 규모가 크게 줄고 있다는 것은 해외 투자자들이 예전보다 중국 투자의 매력을 덜 느끼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FDI 규모 급감이 최근 중국 정부가 중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의 반독점법 위반 행위를 엄격하게 규제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상무부는 선단양(沈丹陽) 대변인을 통해 "7월과 8월 FDI 급감은 중국의 반독점 규제 강화 조치와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중국이 마이크로소프트(MS), 퀄컴 등 다국적 기업들에 반독점 조사를 강행하고 일부 기업들에 벌금을 부과하거나 판매 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중국 투자에 활발하게 나섰던 미국의 불만이 급증했다.
제이콥 루 미 재무부 장관은 최근 왕양(汪洋) 중국 부총리에 서신을 보내 다국적 기업들을 타깃으로 한 중국의 반독점 조사가 기업들의 지적재산권을 평가절하 할 수 있으며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뉴쥔(牛軍)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현재 분위기가 외국 투자자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중국의 반독점 규제 강화가 미·중 양국의 경제 관계 악화 또는 불매운동 등으로 이어질 경우 어떠한 결론이 날지 장담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앞서 발표된 7, 8월 중국 경제 지표가 실망스러웠던 만큼 FDI의 급감은 중국 경제성장 목표 7.5%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에 더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주말 사이에 발표한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6.9%(전년 동기 대비)로 7월 증가율 9%와 전문가들의 예상 증가율 8.8%에 모두 못 미쳤다. 2008년 12월 이후 5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8월 소매판매와 고정자산투자 역시 증가율이 기대치에 못 미쳤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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