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전국은행연합회를 비롯한 6개 금융협회 수장들이 회원사들의 회비로 수억원대 연봉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은행연합회장은 최대 7억3500만원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돼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협회장들의 연봉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금융위원회 및 6개 협회들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해 14일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김 의원에 따르면 협회장 중에서는 은행연합회장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은행연합회장 연봉은 기본급 4억9000만원에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최대 50%까지 받을 수 있다. 이를 계산하면 7억3500만원이다. 현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지난해 실제 이에 가까운 연봉을 받았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업계 출신의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해 약 5억3200만원의 연봉을 챙겨갔다. 금투협회장의 연봉 역시 기본급(2억8170만원)과 성과급(기본급의 최대 100%)으로 구성돼있다. 금투협회는 임원들의 평균 연봉도 3억6300만원에 달해 6개 협회 중 가장 많았다.
저축은행중앙회장(現 최규연 회장)은 기본급 3억5000만원에 성과급으로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어 총 5억원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여신금융협회장(現 김근수 회장)의 연봉은 4억원, 손해보험협회장(현재 공석)은 3억5300만원, 생명보험협회장(現 김규복 회장)의 연봉은 3억1000만원에 책정돼있다.
임원 평균연봉은 성과급을 포함하면 금투협회에 이어 은행연합회(3억3900만원), 여신금융협회(2억5500만원), 생명보험협회(1억9500만원), 손해보험협회(1억7800만원) 순이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평균 8900만원이었다.
김상민 의원은 "각종 금융사고로 인해 금융업권 최고경영자(CEO)들은 고액 연봉을 삭감하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이들 기관은 방만 경영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라며 "폐쇄적인데다 이들을 감사·감독하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의 잘못이 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은행·금융투자업·보험 등 각 업권의 금융사를 회사로 둔 이들 협회는 유관기관의 지위를 갖고 있어 공시 의무가 따로 없다. 공공기관의 경영정보를 공개하는 알리오 등에도 공개가 되지 않는다. 이들 6개 협회에 대한 금융위와 금감원의 감사·감독도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약 3년6개월 간 각각 2건과 10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최소 이들 협회에 대해서는 금융위의 감사내역과 금감원의 검사보고서 전문을 홈페이지를 통해 대외적으로 공시하고 업무추진비·임원급여 등이 포함된 결산서와 감사보고서 제출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은행연합회에 대해 "각각 개별법에 의해 설립근거를 가지고 있는 다른 협회와 달리 민법 제37조상 비영리법인에 근거해 설립된 기관"이라며 "은행법에 명확한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금융위 감사를 정기적으로 받아 이를 공개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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