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학교급식은 6ㆍ25전쟁 이후인 1953년 처음 시작됐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과 미국 경제협조처(USAID) 등의 원조로 1972년까지 빵 중심의 무상급식이었다. 원조가 종료된 후에는 정부와 학부모의 부담으로 실시됐는데 대상 학생 규모는 크게 감소했다.
1980~90년대에 들어서면서 우리나라의 경제사회문화가 선진국형으로 바뀌어 핵가족 가정이 주류를 이뤘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확대됨에 따라 도시락 준비는 소홀해지고 부담으로 인식됐다. 영양부족보다는 영양 불균형, 올바르지 못한 식생활로 청소년의 건강이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시대적 변화와 요구에 따라 1981년 '학교급식법'이 제정된다. 법 제정으로 초등학교 급식은 1993년부터 크게 확대됐고 1998년부터는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실시됐다. 학교 급식이 확대 실시됨에 따라 영양부족의 문제는 해소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최근 우리의 식단이 국제시장 개방과 더불어 글로벌화되고 있다. 젊은 세대의 입맛은 즉석식품, 즉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져 특정 영양소 과잉공급에 의한 청소년 비만이 사회문제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축산물의 섭취가 늘어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과연 그럴까?
건강에 가장 좋은 식단은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는 식품을 먹는 것이다. 축산물은 식물성 식품이 가지고 있지 않은 영양분을 고루 많이 함유하고 있다. 축산물 섭취는 신체발육을 원활하게 하고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데 가장 좋은 식품이다. 물론 동물성 지방의 과잉섭취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축산물에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데 단백질은 여러 아미노산이 다양하게 결합된 복합분자이다. 생체 유지에 필수성분으로서 일부는 체내에서 자체 합성되지만, 합성되지 않는 10종의 아미노산이 있다. 음식을 통해서 외부에서 공급돼야 해서 필수아미노산이라 부른다. 쇠고기에는 사람의 몸에서 필요로 하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학교급식에는 식단에 따라 다양한 쇠고기의 부위가 활용되는데 가장 많이 활용되는 부위는 양지와 사태를 꼽을 수 있다. 쇠고기에는 양지와 사태 외에도 앞다리, 설깃, 보섭, 우둔, 도가니, 홍두깨 등과 같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 함량이 적은 부위가 있다. 이러한 부위는 쇠고기 100g에는 약 22g 정도로 양지나 등심 부위에 비해 많은 단백질을 가지고 있다. 또 혈액을 통해 산소를 세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철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철분이 부족하면 혈액의 산소운반 능력과 함께 면역력도 떨어진다. 철분결핍증은 세계에서 가장 흔한 영양결핍증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결핍증은 특히 소아와 여성들에서 많이 나타난다. 영아에 있어 결핍 시 두뇌발달이 늦어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균형 감각과 언어능력 저하 등을 가져온다고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저지방 쇠고기에는 아연과 비타민 B군도 풍부하다. 아연은 세포의 성장과 재생, 야간의 시력, 소화와 식욕, 신체의 면역체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양소이다. 비타민 B군은 특히 B1, B2, B6, B12의 주요공급원이다.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는 활동 에너지 생산에 직접 사용되는 거대영양소(탄수화물ㆍ지방ㆍ단백질)와 거대영양소가 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촉매역할을 하는 비타민, 무기물 등 조절영양소로 나뉜다. 거대영양소의 섭취는 많고 조절영양소의 섭취가 적을 경우 비만이 되기 쉽다. 영양소 섭취의 불균형이 문제이다. 청소년기의 성장과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밥과 다양한 채소, 생선, 육류를 포함하는 반찬을 골고루 매일 먹는 식생활이 필요하다. 학교급식에 있어 지방이 적은 쇠고기 부위와 채소로 균형 잡힌 다양한 식단을 개발한다면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성장과 건강을 책임질 수 있을 것이다.
조수현 국립축산과학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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