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인도증시에 대한 낙관론, 문제는 없는 걸까.
인도 주식시장은 연일 상승 중이다. 인도증시 대표지수인 센섹스 지수는 23일(현지시간)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012년 9월 이후에 나타난 최장기간 상승이다. 지수는 24일 약보합을 나타내며 잠시 쉬어가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주식시장 상승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팽배하다.
◆"더 오른다" 낙관론 팽배=올해 센섹스지수가 23%나 상승할 수 있었던 데에는 나렌드라 모디 새 정부의 경제개혁 기대감과 이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초부터 현재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도 주식시장에 119억달러를 쏟아 부었다. 인도가 아시아 지역에서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외국인 자금을 흡수한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도 증시의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인도 금융투자회사 아디트야 벌라머니의 비벡 마하잔 리서치부문 대표는 "향후 3~4년 안에 센섹스 지수는 지금의 두 배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면서 "새 정부가 경제개혁에 나서면서 초대형 강세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나가나스 DSP 블랙록인베스트먼트메니저스 최고투자책임자(CIO)도 "향후 3년 안에 센섹스 지수가 두 배로 뛸 것"이라면서 "인도 주식시장의 상승, 하락을 결정짓는 외인 투자자들이 향후 3년간 인도 주식시장에 연간 250억달러 가량의 자금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인도 주식시장이 정권 교체 기대감으로 지나치게 오른게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도 일축했다.
CS는 최근 발간한 인도 투자 보고서에서 "인도 주식시장을 끌어올리는 힘은 전 세계적으로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다 인도의 경제 성장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는데서 나온다"면서 "단순한 정권 교체 후광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MSCI 세계지수와 비교했을 때 인도 증시는 10% 정도 높을 뿐"이라면서 인도 증시가 아직은 하락세로 돌아설 만큼 고평가 된 게 아니라고 분석했다.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의 크리스토퍼 우드 주식 전략가도 "현재 인도 주식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주식시장"이라면서 인도 주식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과도한 물량 부담은 위험 요소"=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인도 주식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지배적인 분위기 속에서 23일 인도 증시가 과도한 물량 부담 때문에 하락할 수 있다는 골드만삭스의 진단을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정부가 공격적인 자산 매각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다 주식시장이 너무 올라 향후 몇 개월 안에 수요·공급 균형이 주식시장에 덜 호의적인 쪽으로 깨질 수 있다"면서 정부의 공격적인 자산 매각 계획과 떨어진 밸류에이션 매력을 주식시장 하락을 전망케 하는 부정적 요소로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인도 정부는 이번 회계연도에 100억달러가 넘는 규모의 자산 매각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게다가 올 초 부터 현재까지 민영기업들이 주식시장을 통해 새로 조달한 자금만 38억달러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어 "물론, 정부 자산 매각이 재정 상태를 강화하고 기업들의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재무제표를 개선시킬 수 있지만, 주식시장에 풀리는 과도한 유동성은 수요가 뒷받침 되지 못할 경우 주식시장을 끌어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게다가 유동성이 풀리는 시기가 인도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매력이 상당히 떨어진 시기라는 점도 문제"라면서 "MSCI 인도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20.5배 수준으로 아시아 지역에선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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