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코스피가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2030선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정책 기대감과 환율 우려 해소, 외국인 순매수세 지속 등 추가 상승을 위한 분위기는 긍정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실적 불확실성 등은 여전히 추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 7월 주식시장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 2050 수준의 지난해 고점에 다가서지 못한 상태지만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승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여객기의 격추 이후 긴장이 높아질 수 있는 우크라이나-러시아 문제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등 지정학적인 위험이 향후 추이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 문제들을 제외할 경우 시장의 긍정적인 흐름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본격적인 2000선의 공방을 넘어섰던 지난 11일 이후 상승과정에서 코스피는 26포인트(1.3%)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증권, 기계, 전기전자, 철강금속, 건설, 은행 등이 상승률 상위에 포진해 다양한 모습의 시장 기조를 반영해주고 있다.
최근 시장의 긍정적인 요인들을 보면 먼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신임 부총리의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가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과의 정책공조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원화 강세에 대한 우려는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030원까지 반등한 후 1020원대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7월초 1010원이 붕괴된 이후 1000원 하향 돌파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상황을 감안하면 시장의 부담이 크게 완화되는 모습이다. 중국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도 향상되고 있다. 지난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시장의 기대를 소폭 상회하면서 안정적인 중국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인 매수 행진도 지속 중이다. 7월 들어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강도는 월간 매수규모가 최대였던 지난 4월을 넘어서고 있다.
따라서 연중 최고가를 경신해가고 있는 최근의 시장흐름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올해 2분기 실적이 속속 확인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기대를 크게 하회하는 충격이 반복되지 않는다면 시장의 우려는 외부적인 요인,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시장 주도 업종 역시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 시장 방향성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일각에서는 박스권 돌파와 함께 뜨거운 서머랠리 가능성을 말하고 있지만 우리의 생각은 분명히 다르다. 글로벌 매크로 개선과 완화적 통화기조의 연장이 코스피 2000선 안착의 전제조건이었다면 그 이상의 랠리는 국내 변수 안정화가 수반될 때 가능하다고 보는 이유에서다.
국내 변수로 본다면 정책변화와 실적 불확실성 해소가 선결과제다. 그러나 특단의 경기부양책만으로 짙게 드리워진 실적 트라우마의 그늘에서 쉽사리 벗어나기는 어렵다 2분기는 물론이거니와 3분기 실적도 불안하기는 매한가지기 때문이다. 설령 금리 인하라는 모르핀 주사가 동원된다 하더라도 단발성 처방이라면 그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또한 미국 증시의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고 외국인 매수 지속 가능성은 긍정적이긴 하나 그 수준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중국 매크로 반등은 중장기적으로는 소재·산업재 업황 턴어라운드 가능성 약화를 의미하고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정부정책 효과 확인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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