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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외환 통합號…역류의 노 저어갈 뱃사공 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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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민·씨티 통합은행장 사례 보니 핵심은 '합병리더십'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이 공식화하면서 통합은행의 첫 수장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센만큼 통합과정은 물론 통합 후에도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수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한국씨티은행 등 2000년대 등장한 통합은행의 첫 수장은 통합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봉합하는 능력이 관건이었다. 인수자와 피인수은행 양쪽에서 모두 최대한 이견이 없는 인물인 것 또한 공통점이었다.


2001년11월 주택은행과 통합한 국민은행의 경우 당시 김정태 주택은행장이 첫 수장이 됐다. 1998년 주택은행장 자리에 앉은 그는 취임 3년만인 2000년 주택은행의 미국 상장을 노릴 정도로 추진력이 좋았다. 김상훈 국민은행장과 통합은행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행장 자리를 차지한 데는 주택은행장 시절 보여줬던 능력이 주효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당시 두 은행은 모두 리테일 기반이 탄탄했지만 이와 더불어 김 전 행장의 강력한 영업력이 국민은행을 '리딩뱅크' 대열에 올려놓은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행장은 지금 국민은행의 내분을 예측하기라도 한 듯 합병 후 10년 간 양 은행 출신을 임원 자리에 앉혀선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2006년 5월에 출범한 신한·조흥 통합은행의 초대 은행장에는 신상훈 당시 신한은행장이 선임됐다. 통합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조흥은행 노조가 독립경영을 보장한 합의서 이행을 강조하며 반발해 협상에 난항이 이어졌다. 노조 측은 신한금융지주 임원 중 일정비율 이상을 조흥은행 출신으로 앉힐 것을 요구하면서 주도권 싸움도 벌어졌다. 당시 신한지주는 조흥은행을 존속법인으로 지정하면서 조흥은행 직원들의 반발을 무마하려 애썼다.


하지만 최동수 조흥은행장이 합병을 코앞에 두고 직원 횡령 사건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으면서 자연스레 신 행장이 통합은행의 첫 수장이 됐다. 금융권에서는 신 전 행장은 통합은행장 취임 전부터 조흥은행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 안팎에서 높은 지지를 받아온 것도 통합은행이 빠르게 안정세를 찾은 주된 배경으로 평가하고 있다.

2004년 3월 씨티그룹이 한미은행을 인수하면서 같은 해 출범하게 된 통합씨티은행의 경우 하영구 당시 한미은행장이 첫 수장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하 행장은 30년이 넘게 씨티그룹에 몸담으면서 소비자금융 대표까지 역임했던 전력이 있어 애초부터 통합 은행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전례들을 바탕으로 김한조 외환은행장을 하나·외환 1대 통합은행장 유력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금융당국으로부터 거듭 중징계를 받게 된데다 임기도 1년이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통합은행장 자리에 앉기는 무리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하나은행 노조의 반발 역시 무시할 수 없어 제3의 인물을 물색할 가능성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조흥은행 사례처럼 존속법인 역시 외환은행이 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주택은행 통합의 경우 존속법인을 두고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자 신설법인을 설립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하나·외환은행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은 외환 노조를 비롯한 외환은행 직원들의 불안과 반발"이라며 "통합과정에서 이를 어떻게 다룰지도 통합은행장을 선정하는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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