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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철회·자진사퇴·임명강행…2기내각 누더기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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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0일과 13일 양일에 걸쳐 국무총리, 부총리, 장관 5명, 국정원장을 갈아치우는 대대적 개각을 단행했다. 1달여가 지난 16일 후보로 나선 10명 중 6명만이 살아남아 우여곡절 끝에 박근혜정부 2기 내각이 출범했다.


박 대통령은 15일 오후 최경환(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최양희(미래창조), 이기권(고용노동), 김희정(여성가족), 이병기(국정원) 등 5명을 임명했다. '비리백화점'이란 오명을 쓴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은 16일 오전 임명했다. 정종섭보다 김명수(교육)ㆍ정성근(문체)에 세간의 관심이 쏠린 틈을 타 이루어진 임명강행이다.

김명수 전 후보자는 이번 정부 들어 낙마한 수많은 공직후보자 중 첫 '지명철회' 사례로 기록됐다. 그는 논문 표절, 연구비 부당수령, 신문 기고문 대필, 사교육업체 주식투자 등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여론재판'을 버티고 청문회까지 갔지만 제대로 해명하지도 못했다. 자신감 없고 준비되지 못한 듯한 말투에 자질부족이란 평가도 받으며 '상처만 입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청문회 위증, 폭탄주ㆍ음주운전 논란 속의 정성근 전 후보자는 16일 오전 느닷없이 자진사퇴했다. 그에 대한 또 다른 '폭로'가 예정돼 있어 그랬다는 소문이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2기 내각 구성의 인사실패에 확실한 정점을 찍었다. 박 대통령은 김명수를 지명철회하는 것으로 여론에 답하고 정성근은 임명할 태세였다. 청와대는 16일 오전까지도 "이르면 오전 중 임명재가가 될 것"이라고 했었다.

이날 오전 여야 모두에서 나온 정성근에 대한 부정적 기류를 살핀 박 대통령이 사퇴를 권유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물론 박 대통령과 정성근 사이 논의와 승락이 오간 뒤 나온 사퇴발표겠지만, 결정이 매우 짧은 시간에 긴박하게 이루어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2기 내각은 출범했지만 후유증은 오래갈 분위기다. 김명수에 이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황우여 의원이 내정됐고, 청문회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무난한 통과가 예상되나 최경환 부총리와 함께 친박체제로 내각을 꾸렸다며 눈흘기는 사람들이 꽤 있다.


정성근에 이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도 다시 뽑아야 한다. 새 후보자가 무난히 청문회를 통과해 입각에 성공한다 해도, 정성근 사태가 현 정부에 준 상처는 치유되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 일은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과 인사에 관한 여론에 대처하는 방식을 비판하는 데 두고두고 쓰일 것이다.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 낙마 때까진 '인사참사'라는 말이 자주 사용됐지만 이번엔 그런 의미부여도 별로 없다. 참사라고 하기엔 너무 자주 있는 일이기에 현 정부로부터 성공한 인사는 보기 글렀다는 자포자기식 심정이 여론에서 느껴진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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