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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0골 넣은 소매치기…'장외의 승자?'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2초

하루 100골 넣은 소매치기…'장외의 승자?' 결승전을 앞두고 경기장에 모인 독일과 아르헨티나 선수들[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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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열두 개 도시에서 열린 64경기. 드라마를 쓰는 데 한 달이 걸렸다. 대회는 무난하게 운영됐고 당초 우려했던 안전사고나 시위로 인한 불상사는 없었다. 한국으로서는 근래 보기 드문 악몽의 월드컵이었지만.

▲무난한 월드컵 = 파업이나 시위에 따른 비행기 결항, 지연 사태 등이 벌어지지 않았다. 일본의 프리랜서 기자 모토가와 에츠코는 지난 12일 '스포츠나비'에 실은 칼럼에서 "상파울루 버스터미널에서 일본의 베이스캠프를 여러 차례 왕복했지만 한 시간 이상 걸린 적이 한 번뿐이었다. 열 차례 탑승한 비행기도 모두 제 시간에 도착했다"고 했다.


치안에서도 큰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 벨루오리존치의 일간지 '오 템포'의 페르난도 알메이다 기자는 "미디어 센터, 기자석 등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영역에서 거의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고 했다. 경기 당일 엄청난 수의 경찰, 군인을 경기장 주변에 배치한 덕이다.

▲위험한 월드컵 = 경기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강도, 절도 사고가 심심찮았다. 특히 북부 해안 지역에서는 소매치기 범죄가 하루 평균 100건 정도 발생했다. 사우바도르 해안도로에서 소매치기를 피하다 팔을 다친 모토가와 기자는 "전반적으로 빈부 격차가 심해 언제 어디서 도둑을 만날지 모른다"고 했다. 브라질이 독일과의 준결승에서 1-7로 진 뒤 사고는 더 잦아졌다.


영국 BBC에 따르면 상파울루에서는 버스 다섯 대가 방화로 전소됐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나선 경찰이 다쳤다. AP통신은 "길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이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일부는 국기를 불태웠다"고 했다.


▲비싼 월드컵 = 알메이다 기자는 "준결승 입장 티켓이 무려 4000레알(약 184만 원)이다. 경기장에 부유층만 올 수 있었다"고 했다. 러시아 축구 전문 웹사이트 '챔피언닷컴'의 알렉산거 슈루무호후 기자는 "경기장과 주변 시설 정비만큼은 차기 월드컵 개최지 러시아에 교훈이 될 만한 요소가 없었다. 특히 약 6033억 원이 투자된 아레나 데 상파울루는 나쁜 예"라고 했다. 항공기 티켓, 레스토랑 음식 가격 등 물가도 크게 올랐다. 알메이다 기자는 "대중적인 뷔페식당 '뽀루키로'의 경우 1년 전만 해도 20레알(약 9000원)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이번 대회 기간에는 30레알(약 1만4000원)이 필요했다"고 했다.


▲악몽의 월드컵 =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에 도전한 한국 축구는 16강은커녕 19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돌아왔다. 홍명보(45) 감독은 지휘봉을 내놓아야 했다. 선수 선발 원칙을 깬 '의리축구'가 저조한 성적의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훈련 기간 중 부동산을 사들이고, 브라질에서 탈락이 확정된 뒤 회식을 한 사실이 드러나 궁지에 몰렸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기성용(25ㆍ스완지시티)과 손흥민(22ㆍ레버쿠젠)만 제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지성(33ㆍ은퇴) 만한 리더가 없다는 사실이 뼈아팠고, 박주영(29) 지동원(23ㆍ도르트문트) 등 해외파 공격수들은 경쟁력을 증명하지 못했다. 국내 리그에서 뛰는 김신욱(26ㆍ울산)과 이근호(29ㆍ상주)가 그나마 가능성을 보인 점이 위안거리였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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