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포르투갈 사태가 유럽 주변국에 대한 우려로 재확대되는 데 대해 우리투자증권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일부 국가의 이슈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포르투갈의 재벌그룹인 에스피리토 산토 인터내셔널(ESI)이 최근 단기채무에 대한 이자지급에 실패하면서 이들이 지배하고 있는 포르투갈 2대은행인 방코 에스피리토 산토(BES)의 주가가 폭락하고 포르투갈을 중심으로 유럽 주변국 자산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되고 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모기업이 유동성위기에 봉착하면서 BES의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SI그룹의 부도 발생시 BES의 기본자기자본이 60억 유로에 불과한데다, 불완전 판매 등의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자본적정성과 평판
리스크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으로 주가가 급락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신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ESI그룹과 BES에 한정된 문제이며, 포르투갈 내의 이슈로 포르투갈 금융시스템과 정부에 의해 통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이번 사태는 포르투갈 금융시스템의 구조조정과 재정비가 계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그 동안 누적된 부실이 곪아 터졌다는 것. 신 연구원은 “BES의 주가 폭락은 여전히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유럽 주변국의 현실을 보여주면서, 그동안 가파르게 올랐던 유럽 주변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단기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유럽 주변국가의 회복은 차별적으로 이뤄졌음. 정부와 트로이카에 의해 강력한 구조조정이 이뤄진 스페인, 아일랜드와는 달리, 포르투갈, 그리스, 이탈리아는 은행 시스템에 대한 구조조정과 구조개혁이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신 연구원은 “개혁 과정에서 묵은 부실이 몇차례 재부각될 수 있지만, 과거와 같은 심각한 금융시스템의 위기로 유로존 붕괴가 언급되는 상황은 재연되기 어렵다”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시행 가능성과, 각국정부의 구조개혁 진행을 통한 대외 경쟁력 회복 노력 등으로 유럽 주변국의 점진적인 경제 회복은 지속될 것이며 단기 조정 후 투자매력도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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