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한 가운데 군과 경찰이 역대 최고 수준의 경호를 펼쳤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처음 방한했을 당시 군경 1만3000여명이 투입됐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비슷한 규모의 경호 인력이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경호팀은 시 주석이 묵고 있는 신라호텔의 호텔 내부, 호텔 울타리 경계, 인근 도로까지 3중 경호경비를 갖추고 있다. 또 서울 도심에 위치한 특급호텔에 머무는 다른 수행단의 안전을 위해 호텔 주변은 물론 인근 도로까지 경찰병력을 배치했다.
시 주석에 대한 경호는 호텔의 외곽지역 100m 전부터 시작된다. 10m 단위로 사복차림의 경호요원이 순찰하고 있는 것은 물론 호텔 진입로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폐쇄회로(CC) TV에 차량등록번호를 확인해야 한다. 통과 전 경찰의 검문검색은 필수다.
호텔 진입로를 지나 입구에 도착하면 모든 방문객은 금속탐지기가 설치된 보안검색대에서 개인 소지품 검사를 마친 뒤에야 호텔 로비에 들어설 수 있다. 호텔 내부에도 곳곳에 경호요원이 배치돼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2010년 당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일행이 신라호텔에서 묵는 도중 전기 공급이 6분간 끊겨 한바탕 난리가 났던 점을 감안해 경호팀들은 시설안전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수도방위사령부 등 군 병력은 주변 야산을 수색하며 테러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저격이 가능한 주변 건물의 옥상이나 산악지역에도 특수전 장병들을 배치했다. 신라호텔은 남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경호와 보안이 용이한 편이라는 게 군경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경호팀은 4일 오전에 진행된 시 주석의 서울대 강연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강연 장소인 서울대 공과대학 글로벌공학교육센터는 출입구가 많은 등 서울대 건물 중에서도 경호가 가장 까다로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 주석이 화공학과 출신이란 점을 감안해 건물을 골랐다는 후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군경은 이미 서울대 등 시 주석이 머물 주요 건물에서 경호 예행연습을 2주전부터 끝냈으며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경계를 최고 수준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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