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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대신 회사 택한 서정진 회장의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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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셀트리온 지분 매각 작업을 중단한 대신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은 예정대로 매각키로 하면서 셈이 복잡해졌다. 셀트리온 지분으로 얻게 될 1조원을 포기한 대신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매각금 3000억원(추정치)만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서 회장이 손해보는 한수를 둔 것은 셀트리온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회사 경영은 지속하되 해외 판매 파트너사를 주요주주로 받아들여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는 미국 제약사인 호스피라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지분율 약 97%)를 통해 셀트리온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포함한 경영권까지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중단하겠다고 3일 밝혔다.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이 5조원에 근접하는 걸 감안할 때 서회장의 지분 매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최소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서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50%)은 예정대로 매각할 예정인데 시장가가 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업계는 셀트리온이 보유한 핵심 기술과 제조 능력에 대한 가치가 높아졌다고 서 회장이 판단했을 것으로 분석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램시마의 판매가 유럽과 일본 등 주요 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어 향후 셀트리온 가치는 그만큼 상승할 여력이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당장의 지분 매각보다는 미래의 셀트리온 가치에 보다 무게를 뒀을 것이라는 관측인 것이다. 한편에서는 적당한 매수자를 찾기 어려워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해진 것을 우려해 중단했을 수도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서 회장이 당초 계획대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분 매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생산한 의약품의 해외 마케팅을 담당하는 회사다.


셀트리온측은 "지분 일부를 해외 판매 파트너사에게 매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의 해외 판매 파트너사는 호스피라와 먼디파마, 컨파마, 니폰가야쿠, 이기스 등이 있다.


이 중 셀트리온과의 협력관계나 회사 규모 등을 살폈을 때 미국 최대 제네릭(복제약) 제약사인 호스피라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호스피라는 현재 셀트리온과 가장 활발한 해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한때 양사의 합병까지 고려했던 적도 있을 정도로 관계가 가깝다.


서 회장은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해외 판매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강화하는 한편 주식 담보대출금을 갚는 등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가 유럽 등 국가입찰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을 제치고 낙찰되는 등 각국 정부에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고, 지역별로 유통파트너들과 판매계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제학회에서 다양한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의료진들도 진료현장에서의 처방에 자신감이 붙고 있어 매각보다는 해외판매망 강화가 적절한 시점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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