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지식재산권(IP)으로 은행의 지원을 받는 'IP금융'이 올 하반기부터 활성화될 전망이다. 시중은행에서도 다른 담보 없이 기술력만으로 대출이 가능한 시스템이 갖춰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도 하반기부터 신용조회회사(CB)가 기술신용평가 업무를 겸업할 수 있게 해 금융기관들이 기업의 대출심사를 할 때 신용정보와 함께 기술정보까지 활용토록 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특허청과 IP금융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 업무협약으로 신한은행과 특허청은 우수 IP 보유기업 발굴 및 육성, IP 담보금융 시행, 건전성 위한 회수지원펀드 조성, IP 가치평가 수수료 지원 등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이번 협약에는 IP 정보 활용 확대에 관한 업무협약 사항도 포함돼 양 기관이 축적한 IP 금융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 개발 등이 가능해졌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기술력 우수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평가 전담부서인 산업기술평가팀을 신설해 운영 중이며, 기업여신심사부 내 23명의 기술전담 심사역을 지정해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들에 대한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여신심사를 지원해 왔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기술력 우수업체의 여신심사 시 기술력을 효과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전산 시스템 구축을 완료, 기술력 평가의 신속한 진행 및 기술력 우수업체에 대한 효율적 관리가 가능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 우리은행도 특허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수한 IP를 보유한 기업을 발굴하고 IP 가치평가 시스템 및 대출상품을 공동 개발하기 위해서다. 특히 특허청 산하 전문 평가기관인 한국발명진흥회의 기술평가시스템을 활용해 IP가 대출 담보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우수한 기술을 적극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평가 시 기업이 부담하게 될 평가수수료도 지원한다.
IBK기업은행은 이미 지난 4월 초 500억원 규모로 출시한 'IP사업화자금대출'을 통해 우수 IP 보유 기업에 대한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이 상품은 기업은행 기술금융부의 사전평가를 거쳐 선정된 기업에 대해 한국 발명진흥회가 IP 가치평가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진다. 지난달까지 약 100억원의 지원이 실시됐고 현재 IP 가치평가가 진행 중인 기업도 상당수 있어 하반기에 지원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속속 IP를 활용한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기술 중심의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IP금융 환경이 조성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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