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등 수출주는 부진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원ㆍ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치달으면서 내수주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특히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적으로 유입되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2일 코스피시장에서 롯데쇼핑은 오전 9시24분 현재 전일 대비 1500원(0.50%) 오른 30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5거래일 연속 하락에서 벗어난 지난 9일 이후 계속 오르는 중이다. 롯데하이마트(0.45%) 신세계(0.72%) 등도 부진을 딛고 상승세에 동참했다.
유통주 외에 다른 내수주들도 활짝 웃고 있다. KB금융이 5거래일 연속 강세인 것을 비롯해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DGB금융지주 등 은행주들의 주가 흐름이 양호하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한화생명, 메리츠화재, 동부화재 등 보험주들 또한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외국인들이 원화 강세 국면에서 내수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통업종의 경우 이달 들어 전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졌다. 이 기간 외국인 자금은 949억원이 들어왔다. 지난달부터 은행업종에는 이틀을 제외하고, 보험업종에는 나흘을 제외하고 자금 유입이 계속됐다.
원화 강세에 따른 수혜주에는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주도 포함된다. 철강업종은 수입 비중이 높아 외화부채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원재료 수입 비용 감소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 외화부채로 인해 발생하는 외화환산이익에 따른 순이익 증가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철강주를 제외하고 IT 업종, 자동차 등 대부분의 수출주들은 원화 강세에 따른 실적 저하 우려에 부진한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1500억원 이상의 이익이 증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급격한 원화 강세를 반영해 기아차의 올해와 내년 이익 추정치를 종전보다 3.7%, 3.5%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7만5000원에서 6만8000원으로 내린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종가 기준으로 원화는 달러당 1015.7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8월 1일(1014.6원)이후 5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3월 1080원선에서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원화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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