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기점 2위만 6번째 '마지막 퍼즐', 스콧과 스텐손은 "세계랭킹 1위 경쟁"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목표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이번에는 필 미켈슨(미국)이 114번째 US오픈(총상금 800만 달러)의 중심에 섰다. 매년 빅뉴스를 몰고 다녔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허리수술 이후 재활에 전념하느라 불참했기 때문이다. 미켈슨에게는 특히 기구한 사연이 있다. 1999년을 비롯해 2002년과 2004년, 2006년, 2009년, 2013년 등 무려 여섯 차례나 2위에 오르는 등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우승에 속을 태우고 있다. 12일 밤(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골프장 2번 코스(파70ㆍ7562야드)에서 대장정에 돌입한다.
미켈슨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대기록도 US오픈이라는 퍼즐이 비어있다. 1991년 노던텔레콤오픈을 기점으로 23년 동안 42승을 수확하면서 마스터스(2002년, 2006년, 2010년)와 디오픈(2013년), PGA챔피언십(2005년) 등 나머지 메이저는 이미 제패했다. US오픈이 여전히 철옹성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2주 전부터 메모리얼토너먼트와 세인트주드 등에 연거푸 등판해 실전 샷 감각 조율에 매진한 이유다. "다양한 샷들을 점검했고,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걸림돌이 등장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주식 내부자 거래' 혐의다. 2011년 7월 미국의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표백제로 유명한 클로락스 인수를 전격 발표해 하루 동안 주가가 8.9%나 폭등한 게 출발점이다. 당시 대규모 옵션 매수 주문으로 상당한 시세 차익을 올린 미켈슨은 "평소 친분이 있는 도박사 윌리 월터스에게 부당한 정보를 얻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당연히 멘털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메이저대회답게 우승 진군도 녹록지 않다. 세계랭킹 1, 2위 애덤 스콧(호주)과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이 치열한 '넘버 1 전쟁'을 전개하고 있고, '마스터스 챔프' 버바 왓슨과 매트 쿠차(이상 미국)가 가세했다.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미녀 테니스스타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와 파혼한 이후 유러피언(EPGA)투어 BMW PGA챔피언십을 제패해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콧과 매킬로이, 미켈슨, 왓슨, 쿠차 순으로 우승후보를 지목했다. 생애 처음 랭킹 1위에 등극한 스콧은 추격자들을 뿌리치기 위해서, 스텐손과 왓슨, 쿠차는 '골프황제'에 오르기 위해서, 매킬로이는 '제2의 전성기'를 열겠다는 동상이몽이다. 미국인들은 마스터스 2위와 더플레이어스 4위 등 빅매치에 유독 강한 '특급루키' 조던 스피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디펜딩챔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우승으로 1970년 토니 재클린 이후 43년 만에 미국의 '내셔널타이틀'을 차지한 잉글랜드 선수라는 화제를 만든 선수다. 한국은 양용은(42ㆍKB금융그룹)이 선봉장이다. 최근 부진하지만 그래도 2009년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메이저챔프'라는 관록이 있다. '취리히클래식 챔프' 노승열(23ㆍ나이키골프)과 김형성(34), 이경훈(23) 등은 지역 예선을 거쳐 어렵게 입성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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