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신한銀 등 하반기 잇단 상품출시
은행권 'IP금융' 경쟁 불붙어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올 하반기에 지식재산권(IP)을 담보로 한 금융지원 분야에서 은행들 간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그동안 산업은행, IBK기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을 중심으로 지원이 시작된 단계였지만 하반기부터는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도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하는 등 IP금융 확대에 나서는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상품개발부 내에 창조금융팀을 신설하고 현재 IP금융 상품을 준비 중이다. 현재는 팀장 한 명이 배치돼 기반 조성을 하고 있는 단계지만 본격적으로 IP금융이 활성화되면 조직을 확대해 힘을 싣는다는 것이 우리은행의 계획이다. 최근에는 특허청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IP 가치평가 시스템 및 대출상품 공동 개발을 시작하면서 하반기 상품 출시 준비에 착수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중 기술형 중소기업에 대해 금융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중소기업의 IP를 평가해 대출을 실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산업기술평가팀을 신설한 뒤 본격적으로 IP금융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올 하반기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기술력 평가 신청, 평가 보고서 전송 및 확인 등 관련 시스템의 전산화를 완료한 상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전산 구축을 바탕으로 기업의 기술력을 평가하는 시스템에 대한 데이터 축적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의 IP금융 상품이 출시되면 올 상반기 관련 지원을 시작한 IBK기업은행 등과의 경쟁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은 지난달까지 'IP사업화자금대출'을 통해 13개 기업에 총 95억원을 지원했다. 월 초에 7개 기업에 50억원을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 달 새 6개 기업에 45억원의 지원이 추가로 이뤄진 것이다. 현재 IP 가치평가가 진행 중인 기업도 상당수 있어 하반기에 지원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4월 초 500억원 규모로 이 상품을 출시한 바 있으며 기술금융부의 사전평가를 거쳐 선정된 기업에 대해 한국 발명진흥회가 IP 가치평가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금융기관 위주의 지원만으로는 기업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부족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았다"며 "IP금융 확대의 필요성을 인식한 시중은행들의 가세로 기술우수 기업 및 기술창업 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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