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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전산변경 논란…금감원의 칼끝 어디로 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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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KB국민은행이 내부전산시스템 변경 특혜 시비를 계기로 다음 달 말 금융당국으로부터 받게 될 대대적인 정밀경영진단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경영진단 결과가 KB금융그룹의 핵심 경영진들에 대한 문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 경영진단이 특혜 시비를 가리는 것과 함께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진 정병기 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건호 국민은행장과 정 감사위원은 지난해 11월 은행 경영협의회를 거쳐 지난달 24일 은행ㆍ카드 이사회를 통해 결의된 전산시스템 변경건에 대해 조직 내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점에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한 IBM코리아 대표가 국민은행 경영진에 보낸 사적 이메일을 근거로 정 감사위원 등이 제기한 주장을 이사회가 받아주지 않자 금감원에 특별검사를 요청했고 조만간 법원에 이사회 의결에 대해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신청까지 제출하기로 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비용절감 효과 등을 이유로 기존 주 전산서버인 IBM 메인프레임을 유닉스 서버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임영록 KB금융 회장은 "전산시스템 변경과정에서 생긴 의견 불일치"라며 "은행 내부의 일이고 은행과 지주의 갈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KB금융 고위관계자도 "수의계약 또는 특혜시비는 최종 업체가 선정도 안 된 상황에서 어불성설"이라며 "정 감사위원의 이사회 무력화 시도"라고 말했다.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김재열 KB금융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역시 "최근 금융사들이 전산시스템을 IBM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교체하는 추세"라며 "유닉스로 전환하는 것보다 그대로 있는 것이 리베이트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이 행장도 작년 11월에 전산시스템을 유닉스로 교체하는 것을 승인해 놓고 입장을 갑자기 선회했다"고 전했다. KB금융 주요 경영진이 이번 사태 유발의 장본인으로 정 감사위원을 지목하고 있는 셈이다.


정 감사위원의 행동은 금융권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 측이 이사회의 결정에 문제가 있다며 직접 금융당국에 검사를 요청하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까지 검토한 것은 은행권에서 아마 처음 발생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 내에서 '돈키호테'식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정 감사위원의 행동에 주목하고 있다. 정 감사위원은 기획재정부 부이사관 출신으로 전국은행연합회 감사를 역임하고 올해 1월 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으로 취임했다.


이후 국민은행 감사실에서 인사부에 대한 감사를 하면서 은행장의 고유권한인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다는 논란이 있었다. 또 은행장에게 올라가는 결재서류에 대해 정 감사위원을 반드시 거치도록 상임감사위원 직무규정이 개정된 것을 놓고 경영권과 감사권의 충돌 논란도 불거졌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행장과 정 감사위원의 이번 행동이 옳았는가에 대한 평가는 결국 금감원 경영진단 결과가 나오면 알게 될 것"이라며 "특히 이 결과에 따라 여러 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정 감사위원의 자질 논란도 함께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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