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우리나라 노인 환자 10명 가운데 7명은 병원에서 '노인이 피해야 할 의약품'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1년 의료기관을 방문한 65세 이상 노인 환자의 의약품 사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입원 환자의 70.7%, 외래 환자의 70.3%가 'AGS 비어스 기준'에 따른 노인 주의 의약품을 처방받았다.
'AGS 비어스 기준'은 미국노인병학회(AGS)가 노인에게 처방할 때 주의가 필요한의약품 성분을 선정해 발표한 리스트로, 2012년 개정판 비어스 기준에는 116개 성분이 '질병에 관계없이 노인이 피해야 할 의약품'으로 제시됐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노인 환자들에게는 가장 많이 처방된 의약품은 입원의 경우 디클로페낙, 메토클로프라미드, 메페리딘, 외래에서는 클로르페니라민, 디아제팜, 멜록시캄 등이었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인 디클로페낙은 심장발작,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클로르페니라민이 포함된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진정효과가 있어서 낙상의 위험이 큰 약물이다.
또 위장관 촉진제인 메토클로프라미드는 손발의 떨림을 유발할 수 있고 디아제팜은 고용량 복용시에 심한 졸림이 올 수 있다.
실제로 심평원이 2011년 제주도의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의 의약품 사용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과 입원의 위험이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높아졌다.
심평원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AGS 비어스 기준'에 따른 주의 의약품 가운데 권고 강도가 높은 의약품 59개의 목록을 발표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노인은 일반인에 비해 의약품 장기처방과 다제복용으로 인한 약물 유해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노인 주의 의약품에 대한 사전ㆍ사후 점검을 통해 의약품 사용 안전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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