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정부가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사회 전반에 걸친 안전불감증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자, 상대적으로 안전점검시스템이 미흡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안전보건지원자 지정제 도입을 추진한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12일 오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계 안전의식 선포대회에 참석해 "세월호 사고에서 볼 수 있듯 최고경영자(CEO)의 안전의식과 현장의 안전관리 시스템이 재해예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사업주 교육과 안전보건관리체계 개편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고용부는 중소기업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강화를 위해 안전보건지원자 지정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안전·보건관리자 선임의무가 없는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자율적 안전보건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제도다. 사업주가 현장 직원을 안전보건지원자로 지정해 사업장 안전점검, 근로자 건강관리 등의 직무를 수행토록 하는 것이다.
고용부는 10∼5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되, 사업장 규모별로 구분해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고용부는 중소기업이 자체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안전, 보건관리 업무를 전담하여 수행하는 직원을 신규 채용할 경우 고용보험기금의 채용지원금을 2년간 지원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현재 1년 한도로 지원 중이다.
아울러 사업주의 안전의식 정착을 위한 중소기업 CEO에 대한 안전보건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주요산업단지별로 '찾아가는 교육' 형식의 교육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우리나라 산업재해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에서 발생하고, 대기업과의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전체 산업재해의 94%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전체 산업재해의 81%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300인 이상 사업장과 300인 미만 사업장의 재해율 격차는 약 4배다.
방 장관은 "부실한 안전관리로 인해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작업중지, 수시감독 등 행·사법조치를 확행해 해당 사업장의 안전관리시스템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도록 할 것"이라며 "사업장 스스로 안전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정부는 매년 중소기업 주간인 5월 셋째주에 전국 중소기업 CEO를 포상하고 격려하기 위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전 중소기업인의 안전의식을 제고하는 행사로 확대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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