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美서 단 1대 팔려…후속모델 소식은 안갯속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현대자동차의 럭셔리 프리미엄급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베라크루즈의 후속 모델이 언제쯤 출시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베라크루즈는 현대차가 북미 등 해외 선진시장에서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처음 시동을 걸었던 모델인 만큼 상징성이 높지만 여태껏 후속모델 개발계획이 정해지지 않아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출시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7일 베라크루즈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고 바로 판매에 들어갔다. 파워테일게이트를 기본 적용하는 등 일부 편의사양을 손봤지만 엔진 등 차량의 기본 제원은 2006년 출시 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완성차 메이커가 신차를 내놓을 때는 해가 바뀌면서 내놓는 연식변경과 좀 더 큰 폭으로 바꾸는 부분변경, 후속모델 개념인 완전변경 등으로 구분된다. 주요 메이커는 통상적으로 6년을 주기로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는다.
베라크루즈의 경우 현 1세대 모델이 나온 지 8년 가까이 된 만큼 오래된 축에 속하지만 현재 현대차 내부적으로 후속모델 개발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차개발이 3~4년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대(代)'가 끊긴 것으로 풀이된다.
베라크루즈는 현대차가 고급 유틸리티차량(luxury utility vehicle)을 표방하며 개발한 차다. 출시 당시 BMW X5나 렉서스 RX350 등 해외 고급브랜드의 고급 SUV를 경쟁상대로 한다는 점을 공공연히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가 2000년대 들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급차, 대형차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고 첫 양산모델로 나온 게 베라크루즈였다. 뒤이어 출시된 모델이 제네시스다.
모델이 노후화함에 따라 최근 판매량은 시원치 않다. 지난해 월 평균 국내 판매량은 350여대, 올해 들어서는 30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에서는 올해 들어 단 1대 팔리는 데 그쳤다.
국내외 시장에서 SUV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같은 회사의 투싼ix가 월 평균 3500여대 정도 판매되고 싼타페의 경우 누수파동을 겪으면서도 올해 들어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베라크루즈의 판매 부진은 눈에 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완성차 시장이나 세계 최대 규모로 부상한 중국에서도 대형 SUV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면서 “미국이나 유럽 일부 메이커가 시장 수요를 상당 부분 가져가는 만큼 후발주자가 경쟁하긴 쉽지 않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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