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유병언 전 세모 회장의 장남 대균씨가 대주주로 있는 건설업체 트라이곤코리아가 매출이 전혀 없는데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서 3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차입해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금융당국은 트라이곤코리아를 포함해 유 전 회장과 그 계열사들의 자금거래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8일 트라이곤코리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와 신용협동조합 등에서 운영자금 명목으로 총 298억5900만원을 장기차입했다. 전체 장기차입금의 87%에 해당하는 258억5200만원을 유 전 회장이 이끄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에서 빌렸다. 또 한평신협(15억원), 인평신협(14억원), 제주Y신협(7억원), 남강신협(2억9000만원) 등 신협 4곳에서도 38억9000만원을 차입했다.
주택건설ㆍ분양업을 하는 트라이곤코리아는 2002년 2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됐다. 당시 유 전 회장 차남 혁기씨가 대표였지만 2007년 9월부터 유 전 회장의 처남인 권오균씨로 변경됐다. 현재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20.0%)가 최대주주이고 청해진해운 지주회사 아이원아이홀딩스(10.3%)가 주요주주다.
문제는 트라이곤코리아가 매출이 전혀 없고 마땅한 담보가 없어 사실상 신용으로 돈을 빌렸다는 점이다. 트라이곤코리아가 3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빌리기 위해 담보로 제공한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장부가액 70억원 가량의 건설용지가 전부다. 또 트라이곤코리아는 외부감사가 시작된 2011년부터 줄곧 자본잠식 상태였다.
심지어 2011년 매출액은 '0원'을 기록했고, 그 다음해인 2012년에는 132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돼 있지만 거래 상대는 트라이곤코리아가 대주주(32.9%)로 있는 T부동산투자회사였다. 지난해는 다시 매출액이 '0원'으로 돌아갔다. 당기순손실액도 22억원에 달한다. 특히 2011년 총부채가 총자산을 58억원 초과했지만 지난해는 79억원으로 더 악화됐다. 감사보고서는 3년 연속으로 '존속 능력에 의문이 든다'는 의견을 내놨다.
금융당국은 300억원에 달하는 트라이곤코리아의 차입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자금 추적에 나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운영자금으로 빌린 거액의 차입금이 어느 곳으로 흘러갔는지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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